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운명의 12월’ 증권사 연말 인사...CEO 교체·유임 ‘갈림길’


입력 2024.11.29 08:00 수정 2024.11.29 09:04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달 미래에셋 이어 한투·KB·하나證 예정

성과가 핵심 기준…지주·그룹 분위기 ‘변수’

실적 안 좋은 중소형사 인사에도 시선 쏠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연말이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의 정기 인사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은 최고경영자(CEO) 유임 여부에 쏠려 있다. 한 해의 성과를 놓고 평가를 통해 계속 남을지, 집에 갈 지가 결정되는 만큼 실적이 가장 큰 기준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이미 대표이사 교체 등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CEO 교체 폭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룹 인사 방향성 등에 따라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미래에셋증권이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내달 한국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도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미 임원 인사를 단행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이지만 이미 재신임을 받았다는 기류가 강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9145억원으로 올해 1조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가입이 유력할 정도로 실적도 좋은 상황이다.


보통 매년 12월 둘째 주 인사를 단행하는 한국투자증권도 김성환 대표이사는 그대로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도 공식적으로 재신임 여부는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에 결정되지만 이미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만큼 연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조1587억원으로 이미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1조클럽에 다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은 대형사들에서는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보다 시선이 쏠린다. 김성현·이홍구 대표(KB증권)와 강성묵 대표(하나증권)의 임기가 내달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실적은 좋은 상황이다. KB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355억원, 순이익은 54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5%, 51.4% 증가했다. 하나증권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958억원과 1833억원으로 지난해 적자 전환(영업손실 3667억원·순손실 2889억원)에서 완전한 V자 반등을 이뤄낸 만큼 양사 모두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하지만 금융그룹에서의 기류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임기가 만료되는 41개 자회사 CEO들의 인사를 단행하게 되는데 변화와 쇄신의 분위기가 강해질 경우, 실적에 관계없이 교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7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추천하며 은행장 교체를 단행했다.


KB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은행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에서의 교체 기류가 다른 금융 자회사들로 확산될 수 있고 이같은 분위기가 다른 금융지주로도 전이될 수도 있는 만큼 교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같은 이유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연임시 1년씩 임기를 부여하던 증권가의 관례를 깨고 지난해 말 이례적으로 2년의 임기를 보장받으면서 임기가 내년 말까지 남아있기는 하다.


하지만 금융지주의 분위기를 봐야 하는 상황으로 지난달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의 선물매매 운용 과정에서 약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사고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정영채 대표의 장기 집권 체제서 윤병운 체제로 세대교체를 단행한 NH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교체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 사옥 전경. ⓒ각 사

같은 이유로 주목받는 삼성증권의 경우에는 박종문 대표이사가 지난 3월에 취임한 데다 올해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 달성이 기대되는 등 성과가 좋아 유임 가능성이 큰 편이다. 삼성은 전자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하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들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은 중소형사들의 인사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파로 대부분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터라 대표들의 유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 유창수·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 김원규 LS증권 대표, 전우종·정준호 SK증권 대표,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등 중소형사 CEO 들은 대개 내년 3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교보증권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하는 등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여 이석기 대표의 유임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다올투자증권(3분기 누적 영업손실 194억원)과 SK증권(3분기 누적 영업손실 764억원)은 실적이 좋지 않아 대표이사 인사에 더욱 시선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이미 일부 중소형사는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한 상태다. 지난달 상상인증권은 주원 사장을, 토스증권은 김규빈 제품총괄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 한 차례 대표이사 대거 교체로 세대교체 바람이 불어 올해 연말과 내년 초 이뤄질 인사는 특정한 방향성을 갖기 보다는 각사 별로 온도 차가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업권 전반에 변화와 쇄신 분위기가 강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 정기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은 당연히 실적과 같은 성과가 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유임이 되기도 하고 실적이 좋았음에도 쇄신 분위기로 인해 교체되기도 했던 만큼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