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계엄령] 야6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출…6~7일 표결 계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6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야6당은 4일 오후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공동발의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으며,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야6당 의원 191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용민 의원은 탄핵소추안 제출 배경으로 "어제와 오늘 있었던 위헌적이고 위법한 계엄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내란 행위에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방치할 수 없고, 더 나아가 국민 생명 안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긴급하게 탄핵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오는 5일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도록 하고, 6~7일 이를 표결할 계획이다. 탄핵안이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을 해야 한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34분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 선포 2시간 30여분만인 이날 새벽1시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고,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6시간 만에 계엄 해제를 선포한 상황이다.
▲[실패한 계엄령] 환율 '40원 널뛰기' 끝 한숨 돌렸지만…예견된 '후폭풍'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요동쳤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전한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5.2원 오른 1418.1원으로 출발해 종일 1410원대 내외 흐름을 이어가다가, 전거래일보다 7.2원 오른 1410.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7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심야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탄핵 시도로 행정부가 마비됐다"며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비상 계엄 선언에 전날 1403원대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치솟았다. 이날 오전 12시 17분 경에는 1446원을 넘어선 1446.5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15일 1488.0원을 기록한 이후 15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여야가 이날 자정을 넘어 본회의를 개최하고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하자 환율도 급락했다. 헌법 제77조 제5항에 따르면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150명의 의원의 찬성이 있으면 된다.
▲[실패한 계엄령] "궁지 몰린 尹, 처절한 도박으로 韓 민주주의 위기로 몰아"
주요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두고 "궁지에 몰린 인기 없는 대통령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3일(현지시간) 이번 사태에 대해 “윤 대통령은 자신이 먼저 행동을 취하면 야당 등 상대에게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그런 움직임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권을 살리려 비상계엄을 시도했고, 자신의 몰락을 거의 확실하게 만들었다. 스스로 사임하지 않으면 국회는 아마도 윤 대통령을 탄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계엄령 선포에 대해 낮은 지지율을 이기지 못한 윤 대통령이 “처절한 심정으로 도박한 것”이라며 “여당을 포함해 국회가 만장일치로 그의 계엄령 선포를 뒤집었다. 이것은 그의 계산이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매체 포린폴리시 또한 “궁지에 몰린 윤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다”며 “그러나 한국 국회는 그의 ‘셀프 쿠데타’를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굴욕적인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한국 대통령이 갑자기 계엄령을 선포한 이유’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이 정치적 고립에 빠져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라고 전했다. BBC는 “한국 대통령이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에 계엄령을 선포해 한국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반국가 세력’과 ‘북한의 위협’을 언급했지만 사실 계엄을 선포한 이유는 자신의 절박한 정치적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