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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찍는다고 세계문화유산에 못질을…" KBS 저격한 건축가


입력 2025.01.02 14:48 수정 2025.01.02 14:49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페이스북

KBS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측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을 훼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축가 민서홍 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병산서원 목격담을 기록한다"며 지난해 12월 30일 병산서원을 들렀다가 문화재 훼손 장면을 목격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민 씨는 "목적지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많은 스태프가 분주히 오가는 것을 보았고, 입구에 다다르고 나서야 병산서원이 촬영장임을 알게 됐다"며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문화재이기에 조금은 불쾌한 마음으로 안으로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며 "서원 내부 여기저기에 드라마 소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 둘러보니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고 말했다.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돼냐"는 민 씨의 항의에 담당 스태프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고, 궁금하시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느냐" "허가 받았다고 도대체 몇 번이나 설명해야 하는 거냐?"라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성을 내기 시작했다고.


민 씨는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했고, 담당 공무원은 촬영 허가를 내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며 "나는 드라마 스태프들이 나무 기둥에다 못을 박고 있는데 이 사실은 알고 있느냐? 문화재를 훼손해도 좋다고 허가했느냐고 따졌고 그제야 당황한 공무원은 당장 철거지시를 하겠다 대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날인 12월 31일에도 전날 촬영이 진행됐는지 여부를 안동시청에 문의했고, "촬영은 계획대로 진행됐고 관리사무실에 연락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민 씨는 "최초 신고했을 때는 적어도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나와 상황을 확인하고 사후 관리하기를 바랬지만 역시 충분한 조치가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구하자"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특히 근대유적지에서는 촬영을 목적으로 기둥이나 벽들을 해체까지 하는 경우가 있다는 더욱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못 좀 박는 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 씨는 "더욱이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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