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SAF 도입 의무화한 유럽 시장 선점 나서
연산 10만t 수준의 대량 생산체계로 수출에 유리
SK에너지가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유럽에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수출했다.
SK에너지는 코프로세싱(Co-Processing) 생산방식으로 폐식용유 및 동물성 지방 등 바이오 원료를 가공해 만든 SAF를 유럽으로 수출했다고 5일 밝혔다.
유럽 각국은 이달부터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배합해 써야 한다는 제도를 도입해 실행에 들어갔다. 현재 SAF 사용이 의무화된 글로벌 시장은 유럽이 유일하다.
SAF 대량 생산 체계를 선도적으로 갖춘 SK에너지는 EU가 SAF 사용 의무화에 돌입하자마자 수출에 성공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코프로세싱 방식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SAF 상업생산에 착수한 바 있다. 코프로세싱은 기존 석유제품 생산 공정 라인에 별도의 바이오 원료 공급 배관을 연결해 SAF와 바이오납사 등 저탄소 제품까지 생산하는 방식이다.
특히 SK에너지는 연산 10만t 수준의 SAF 등 저탄소 제품 대량 생산체계를 갖춤으로써 수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환경과학기술원 연구개발(R&D) 및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울산CLX) 엔지니어링 역량을 토대로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상업생산 라인을 가동한 것이 수출에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 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은 폐자원 기반 원료기업에 투자다. SK에너지가 이번 SAF 생산 및 수출에 성공함으로써 원료 수급부터 생산 및 판매에 이르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이를 토대로 SK에너지는 올 상반기 국내 공급을 비롯해 글로벌 SAF 시장을 지속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SAF 수요는 지난 2021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IATA는 오는 2050년까지 항공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감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발맞춰 유럽연합(EU)는 올해부터 유럽 지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최소 2%의 SAF를 혼합해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고, 2030년에는 6%, 2050년에는 70%까지 의무화 비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 사용 전량을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춘길 SK에너지 울산CLX 총괄은 “앞으로 국내외 SAF 정책 변화와 수요 변동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SAF 생산 및 수출 확대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도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지난해 6월 SAF 일본 마루베니 사를 통해 일본 ANA 항공사에 공급한 바 있다. 이는 SAF의 내수, 수출 모든 채널에서 상업 판매로는 국내 최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유럽연합 인증을 받은 ISCC EU 방식의 제품을 수출했다. SAF 생산의 경우 두 가지 인증 방식이 있으나, 인증 방식에 따른 제품 품질 등의 차이는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