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 부활한 ‘썰전’
독서 붐 열풍 타고 돌아온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그의 저서는 물론 문학 장르에 대한 관심이 확대됐다. MBC는 발 빠르게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웹예능 버전 제작을 예고하며 ‘독서 붐’에 숟가락을 얹었다.
탄핵 정국 속 정치로 대중들의 이목이 쏠리자 JTBC는 ‘특집 썰전’의 부활을 확정했다. ‘지금’ 필요한 콘텐츠를, ‘옛 IP’ 활용을 통해 영리하게 선보이는 방송가의 ‘긍정적인’ 숟가락 얹기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는 15일 방송되는 ‘특집 썰전’은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한 층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독한 혀들의 전쟁’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JTBC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으로 전 장관이자 작가인 유시민을 비롯해 박형준 부산시장, 이철희 전 의원, 고 노회찬 전 의원 등 인지도 높은 정치인들이 출연, 보수 대 진보 프레임으로 토론을 펼쳤다. 시사·교양 장르임에도 불구, 인지도 높은 출연진과 민감한 주제를 둔 치열한 토론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무려 7년 동안 방송됐었다.
6년 만에 부활한 배경으로는 정치를 향한 높아진 관심이 지목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와 이후 탄핵 정국을 거치며 “하루종일 뉴스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호소 중인 이들이 속출 중인 것.
시청자들의 출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유시민 전 장관이 유튜브 콘텐츠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출연 제안이 왔는데 안 한다고 했다”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는 등 첫 방송 전부터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 내란과 통치행위 논란, 특검법, 촛불집회, 코스피 급락과 환율 폭등 등이 주제로 예고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MBC는 2001년 ‘느낌표’의 한 코너였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부활을 예고하며 ‘독서 붐’에 호응했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책을 소개하고, 어린이 도서관 설립을 추진하는 등 책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예능프로그램으로,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책들이 베스트셀러를 휩쓸 만큼 영향력이 컸다. 시청자들에게 독서에 대한 긍정적인 습관을 심어주는 예능프로그램으로, ‘미디어의 영향력’이 선하게 발휘된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히고 있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정식 프로그램이 아닌, 웹예능으로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웹예능으로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며, 현재 교보문고와 MBC 14F 제작진이 특집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일회성 부활이지만, “온 국민이 독서에 관심을 가지던 그 시절이 그립다”는 반응과 맞물려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부활에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진다.
앞서 JTBC는 수위 제재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을 통해 19금 토크 콘텐츠 ‘마녀사냥’을 부활시킨 바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의 흥행으로 요리 예능이 가능성을 보이자 셰프들이 게스트들의 냉장고 속 재료로 대결을 펼치는 ‘냉장고를 부탁해’를 리메이크해 선보이는 등 과거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IP 활용의 또 다른 예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냉장고를 부탁해’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출신 에드워드 리, 최강록이 그대로 출연하는 등 인기 소재를 재탕한다는 시선도 없지 않았었다. 그러나 전처럼 ‘선한 영향력’ 또는 ‘공익성’을 추구하는 예능, 시사·교양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가운데, ‘지금’ 필요한 옛 교양프로그램이 부활하는 것엔 반갑다는 시선이 팽배한 모양새다. ‘특집’으로, 또 웹예능으로의 일시적 부활을 알린 대표 두 콘텐츠가 어떤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지, 나아가 필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교양프로그램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