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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야당과 여당 자리 바꿔야 한다" …‘정권교체’당위성 역설


입력 2025.01.22 09:53 수정 2025.01.22 10:05        윤종열 기자 (yiyun111@dailian.co.kr)

다보스포럼서 세계 미디어 리더들에게 한국 정치경제 상세 설명

헌재 신속 탄핵인용·조기대선·경제전권대사 임명 등 해법 제시

"대선 출마 문제 논하는 건 본말 전도…정권교체 등에 적극적 역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1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미디어 리더들에게 ‘김동연 경기도지사와의 대화’라는 이름의 세션을 통해 한국 정치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다보스포럼에서 한국이 ‘미디어리더 브리핑’을 한 것은 야당 소속 인사로는 처음이며, 광역자치단체장로서도 처음이다.


정부 여당인사를 포함해도 2013년(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인 특사 자격으로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후 12년 만에 열린 ‘미디어리더 브리핑’이었다.


세션에는 최근 한국 상황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반영하듯 미국·영국·중국 ·UAE·말레이시아 등 20명 가까운 방송사 신문사 통신사 편집장·특파원·외교전문기자 등이 참가를 신청했다.


세션을 진행한 이주옥 WEF(세계경제포럼) 아태사무국장은 “대한민국은 최근 몇 주 동안 계엄령 선포와 지도자들의 탄핵 등 중대한 정치적 도전에 직면해 왔다. 이번 브리핑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상황과 경제 전망에 대해 김동연 도지사와 허심탄회한 논의를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한국에 대한 ‘신뢰 회복’을 목표로, 한국 경제의 잠재력과 회복탄력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김 지사는 이를 위해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인용 및 조기대선, 경제전권대사 임명, 윤석열 정부와는 다른 새정부의 ‘완전히 새로운 정책’ 등을 큰 틀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어 김 지사는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하면서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더욱 강해지고, 경제는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진통은 단지 성장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역경이 견고함을 만든다. 저는 한국인의 잠재력과 회복력을 확신한다. 역사 자체가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피플파워’도 부각했다.


김 지사는 “(비상계엄 저지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해) 매일 밤 응원봉으로 밤거리를 밝히던 평범한 사람들이 (탄핵후에는) 매일 낮 일터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이들과 함께 저는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며, 국가 경제를 회복하는 데 있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브리핑 모두 발언에서 “경기도지사는 대통령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어야 당선되는 정치적 영향력이 큰 자리”라며 “전직 부총리이자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서 저는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나름대로 평가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그날 밤(2024년 12월 3일) 일어난 일 △그날 이후 일어난 일, 앞으로 일어날 일 △상황에 대한 나의 견해 △해결책 순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지사는 그날 밤(2024년 12월 3일) 일어난 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지사는 비상계엄 선포 후 첫째, 윤 대통령의 행동을 공식적으로 쿠데타로 선언했고, 둘째, 도청 폐쇄 명령을 거부했으며, 셋째, 윤 대통령의 즉각적인 체포를 촉구하는 공식 메시지를 국내 주요 정치인 중 처음으로 발표했음을 알렸다. 이에 더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지도자들 2500명에게 긴급 서한을 발송해 한국의 튼튼한 기반과 회복력을 강조하며, 야당 리더로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의무를 다한 일도 언급했다.


또 그날 이후 일어난 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 지사는 국회 주변에 모인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군대와 맞서 몇 시간 만에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하게 한 것을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 국회 탄핵안 처리, 체포 및 구속수감 등 일련의 과정을 전하면서 향후 정국 흐름을 다음과 같이 분석해서 브리핑했다.


김 지사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인데, 앞선 두 건(노무현-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경우 각각 2개월, 3개월로 몇 달 걸리지 않았다. 헌법 위반의 전 과정이 생중계된 만큼, 분명히 그 증거를 바탕으로 탄핵이 인용될 것으로 저는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확정하면 한국은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고, 곧 새 정부가 출범할 것”이라면서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몇 달 동안 리더십 공백과 관련된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상황에 대한 견해도 피력했다.

김 지사는 “그늘에도 한 줄기 빛이 있다”면서 “최소한 우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실정을 2년 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향후 2년은 더욱 처참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 김 지사는 “우리는 (비상계엄 이후) 집회에 참여한 국민들과 제도를 지탱하는 국회의 힘을 보여주었고, 이는 앞으로 더욱 견고한 민주주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해결책도 제시했다.


김 지사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치-경제 분야의 세 가지 해법을 오늘의 핵심메시지로 제시했다.

그는 앞에서 설명한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안 인용과 ‘조기 대선’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새 정부가 즉시 집권해야한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그러곤 “불법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정권)은 당연히 교체돼야 한다. 이번에는 야당과 여당이 자리를 바꿔야 한다”면서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지사는 여야정 합의를 거친 ‘경제 전권 대사’ 임명을 제시했다.

전환기에 한국을 대표하고 글로벌 파트너와 소통할 역할이 특히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더욱 필요하다고 했다.


여기에 김 지사는 전환기가 지난 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완전히 새로운 경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확장적 재정 정책, 보다 미래지향적인 산업 정책, 취약계층을 위한 더 강력한 안전망, 기후변화에 대한 과감한 조치” 등을 꼽았다. 그래야 “윤 대통령의 실책을 되돌릴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세션에 참가한 언론인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역전당했는데 조기대선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거나 “대선에 출마할 것이냐”와 같이 국내 정치상황에 관한 구체적 질문도 나왔다.


김 지사는 정당 지지율과 관련해선 “K-드라마 재밌지 않나? 한국 정치도 속도나 반전이 대단하다. K-정치드라마라 할 수 있다. 예측가능하지 않고 변화무쌍하다. 일주일 뒤 지지율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모른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또 ‘대선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수레를 말 앞에 둘 순 없다”고 답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며 "수레는 앞에 있는 말이 이끈다. 지금 대선 출마 문제를 논하는 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다만 “다음 대선에서는 반드시 정권교체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불법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 다시 정권을 잡는다는 것은 안된다. 어떤 기회가 주어지든, 나는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회복, 경제재건을 위해 가장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종열 기자 (yiyun1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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