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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는 한국거래소 70년 독점 체제…연착륙을 위한 조건들


입력 2025.02.19 05:25 수정 2025.02.19 05:25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복수시장·매매 시간 확대…투자자 선택권 강화

유관기관·증권사들 시장 홍보·초기 안정화 총력

새로운 거래방식 도입…안정성·신뢰 확보 '관건'

넥스트레이드 홈페이지 캡처.ⓒ넥스트레이드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다음 달 4일 출범을 앞둔 가운데 유관기관과 증권업계가 시장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분간 투자자들의 적응이 필요한 만큼 업계가 새로운 거래 방식을 알리고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4일부터 한국거래소의 70년 독점 체제가 깨지면서 국내 시장 참여자들이 더욱 유연한 거래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우선 기존 한국거래소에서만 가능했던 주식 거래가 넥스트레이드를 통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장된다. 거래 시간은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 메인마켓(오전 9시~오후 3시 20분),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으로 구분된다. 넥스트레이드는 매매 체결 수수료도 한국거래소 대비 20~40%가량 저렴하다.


투자자들은 거래 수수료나 거래 속도 등을 비교해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원하는 거래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특정 거래소를 지정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 중 유리한 시장을 찾아 주문을 집행하는 ‘최선 집행 의무’가 적용된다. 최선 집행 기준에 따라 도입된 증권사의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을 통해 최적의 시장이 선택된다.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인한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유관기관과 증권업계는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통합 시장 운영과 청산, 결제, 시장 감시 체계를 도맡아 거래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한국거래소 일부 인원은 넥스트레이드가 운영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장근무에도 돌입할 계획이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동일한 수준의 시장 감시 및 결제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거래 방식을 도입해 투자자 편의를 높이고 있다. 투자자가 수량만 지정하면 자동으로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조정되는 ‘중간가 호가’와 특정 가격 도달 시 지정가 주문을 내는 ‘스톱지정가 호가’가 추가된다.


특히 넥스트레이드는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 운영 중 투자 관련 주요 정보가 보도·발표될 경우 해당 종목의 매매를 즉각 정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규장 마감 이후 시장에서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경영마케팅본부장은 “애프터마켓에서 거래 중단이 발생하더라도 다음 날 정규장(오전 9시)부터 정상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면서 “애프터마켓에 대한 안정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 사항을 감안해 도입한 것으로, 상시적으로 시장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들의 원활한 적응을 위해 실무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며 질의응답(Q&A) 세션도 운영하는 등 실무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복수시장 표준 안내문과 동영상 홍보자료 등도 제작할 계획이다.


진양규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1부 부장은 “대체거래소 홍보와 투자자 안내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증권사들에게도 투자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시장을 열자고 부탁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증권사 MTS에 올라온 약관 변경 내용과 최선 집행 기준 설명서를 참고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대체거래소 출범 전 막바지 시스템 테스트를 진행하며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출범 당일 전체 시장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증권사는 15곳이고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만 참여하다가 오는 9월부터 전체 시장에 참가하겠다는 증권사가 13곳이다.


대체거래소 도입으로 거래 기회와 투자자 선택권이 확대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시장 안정성과 신뢰 확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규시간 외 거래량이 적을 경우 일부 투자자들이 이를 악용해 초단타 매매나 가격 왜곡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어 감시 체계 강화 문제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거래소 도입 초기에는 일부 혼란이 불가피하겠지만 금융당국과 거래소, 증권사들이 긴밀히 협력해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투자자들이 새로운 거래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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