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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맞는 항암제”…제약·바이오 새 패러다임 'SC 제형'


입력 2025.02.20 06:00 수정 2025.02.20 06:00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키트루다·리브리반트 등 SC 제형 선보이는 글로벌 빅파마

SC 제형 변환 기술 보유한 알테오젠…글로벌서 단 2곳

폭발적 성장에 셀트리온과 휴온스도 ‘도전장’

글로벌 빅파마를 중심으로 피하주사(SC) 제형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제약 바이오 산업에서의 화두는 단연 피하주사(SC) 제형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SC 제형을 선보이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 기술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SC 제형을 공개하고 있다. SC 제형은 기존 정맥주사(IV) 제형 대비 투약 시간이 3~5분 수준으로 짧고, 스스로 주사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그럼에도 용량 조절이 쉽고 효과가 동일해 업계 내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SC 제형 시장은 편의성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SC 시장 규모는 2030년 565억 달러(약 81조34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최대 7.6%에 달한다.


글로벌 빅파마 중에선 미국 머크(MSD)가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의 SC 제형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23년 기준 키트루다의 글로벌 매출은 250억 달러(약 36조2000억원)로 면역 항암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키트루다 매출은 약 4000억원에 달한다. MSD는 지난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키트루다SC를 연내 론칭하고, 출시 1년 6개월 안에 키트루다 전체 매출의 30~40% 가량을 SC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은 면역 항암제 ‘리브리반트’ SC 제형에 대한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리브리반트SC가 승인될 경우 약물 투여 시간은 기존 5시간에서 5분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얀센은 미충족 수요가 큰 분야인 만큼 리브리반트SC의 FDA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도 SC 제형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앱토즈마SC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 최종 승인을 받았다. 앱토즈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악템라’의 바이오시밀러로 체내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인터루킨(IL)-6 단백직을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킨다. 셀트리온의 경우 앱토즈마SC 외에도 램시마SC, 스테키마SC를 선보였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잇따라 블록버스터 약물을 SC 제형으로 변환하며, 해당 기술을 갖춘 플랫폼 기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알테오젠이 SC 제형 전환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현재 SC 제형 전환 기술인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을 보유한 곳은 미국의 할로자임과 한국의 알테오젠 뿐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블록버스터 약물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SC 제형 도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D 키트루다SC 경우에도 알테오젠의 플랫폼을 적용했다. 면역 항암제 매출 2위인 BMS의 ‘옵디보’와 로슈의 ‘티센트릭’은 할로자임의 플랫폼을 도입했다.


플랫폼 기업이 블록버스터 약물과 연계되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자 국내 바이오 기업도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제형화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휴온스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제형화에 도전하고 있다. 휴온스는 자회사 휴온스랩을 통해 국내 임상을 위한 시험 계획서를 제출했으며, 향후 히알루로니다제 개발을 완료하고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C 제형의 임상 결과가 투약의 편의성 뿐만 아니라 약효와 부작용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플랫폼 확장성이 매우 크다”며 “알테오젠의 경우 키트루다SC 출시에 따라 2026년부터 4년에 걸쳐서 10억5500만 달러 마일스톤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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