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발전소(VPP)로 전력 시장 변화 주도
“제주 시범사업 중...검증 거쳐 내륙 확장”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가 5일 서울 코엑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배터리 시장이 기술 혁신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선 가운데 이번 행사에서는 신산업인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황원필 LG에너지솔루션 EaaS(Energy as a Service) 사업담당은 ‘미래를 움직이는 배터리’ 세션에서 연사로 나서 “최근 전력시장 제도 개편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ESS를 활용한 가상 발전소(VPP)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런 흐름에 맞춰 지난 2023년 6월부터 제주에서 VPP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향후 내륙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황 담당은 “LG에너지솔루션은 발전량 예측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ESS 편익 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제주에서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내륙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에서 진행 중인 시범 사업을 통해 출력 제어 문제 해결 및 전력 수급 안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가 기존 발전원과 동일하게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으며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예비적 시장도 새롭게 도입됐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력시장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신재생에너지의 급증 때문”이라며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날씨에 따라 출력이 변동되는 특성이 있어 전력망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는데 이러한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핵심 솔루션이 ESS”라고 설명했다.
VPP는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통합 제어 운영 시스템이다.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아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데, VPP를 활용하면 이를 보완하고 전력망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전력시장 개편으로 인해 기존의 ‘하루 전’ 입찰 방식에서 15분 단위의 실시간 시장이 도입되면서 이런 변동성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다.
황 담당은 “단독형 ESS는 기존 ESS와 달리 독립적으로 전력을 저장하고 방출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정하고 출력 제어를 완화하는 핵심 자원이 될 수 있다”면서 “실제로 제주에서 단독형 ESS를 활용한 결과, 출력 제어 완화율이 14%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다만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발전량 예측 오차가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그는 “기존에 활용되는 기상예보 데이터만으로는 정밀한 예측이 어려워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이러한 오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