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112만명
단순 여행 넘어 쇼핑·체험 선호 뚜렷
유통업계가 외국인 고객 모시기 경쟁에 돌입했다. 외국인 방한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소비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혜택 등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12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을 넘어선 수준이다.
한국을 가장 많이 찾은 국가는 중국(36만4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 뒤는 일본(17만5000명), 대만(13만5000명), 미국(7만4000명), 홍콩(4만4000명) 순이었다.
이들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 주요 관광 코스에 패션, 뷰티 등 쇼핑 일정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오렌지스퀘어가 방한 외국인 전용 올인원 선불카드 ‘와우패스’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소비를 한 곳은 화장품으로, 결제 금액 기준 상위 1000개 사업자 중 22%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분야는 의류로 15%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 기업들의 성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평균 30%대를 기록하던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의 외국인 관광객 매출 신장률이 올 들어 60%대로 2배 가량 뛰었다.
무신사가 지난해 오프라인 편집샵 3곳(홍대, 대구, 성수@대림창고)과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19곳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의 텍스프리 매출을 집계한 결과 2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CJ올리브영에서도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 140% 상승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 작년 환전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수는 전년 대비 18배 급증했고, 텍스리펀드 이용률은 935% 성장했다. 알리페이 및 위챗페이 등 외국인 결제 수단 이용 건수도 126.7% 상승했다.
이처럼 외국인 고객들이 핵심 고객군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유통업계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GS25는 올해 신규 환전 키오스크(더즌 환전 키오스크)를 점포 내·외부에 설치해 고객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더즌 환전 키오스크는 24시간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며, 달러, 엔화, 유로, 위엔 등 15개국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수 있다. 선불카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해 선불카드 발급 및 충전이 모두 가능하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체험 콘텐츠와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무신사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텍스 리펀 기기 도입과 외국어 안내문 등을 늘려나갈 복안이다.
올리브영 역시 외국인 고객 비중이 90% 이상인 ‘명동 타운’의 특화 서비스를 부산과 제주 등 주요 관광지에 있는 매장에도 도입한다.
또한 매장 직원들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기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자체 어학 교육 프로그램인 ‘G.L.C(Global Language Course)의 수강 대상 및 외국어 과목을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외국인 고객들이 귀국 후에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올리브영 글로벌몰’ 가입을 돕는 밴딩머신(자판기) 설치도 확대한다.
롯데면세점은 대만 암웨이그룹의 임직원 1000여명 단체 방한을 시작으로 중국 크루즈 단체관광객 등 3월에만 5000여명의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한다.
롯데면세점은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동을 통해 면세점 시장의 정상화와 건강한 유통 관광 시장 만들기에 앞장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및 혜택 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