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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손으로 넘어간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커지는 '조건부 승인' 가능성


입력 2025.03.19 16:41 수정 2025.03.19 16:54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금감원 경영실태평가 2등급→3등급 '하향'

이복현 "타 금융지주 대비 리스크 관리 미흡"

자본금 증액 등 일정 요건 충족시 편입 허가

"인수대금 10% 몰취조항에 당국 불허 부담"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금융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며 3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으면서 동양·ABL생명 인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3등급에도 자회사 편입이 조건부 승인됐던 점에 비춰 볼 때 우리금융도 조건부 승인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오전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전일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낮춰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사 경영실태평가는 금융지주사와 그 자회사 등의 경영건전성 유지를 위해 감독당국이 그룹 전체 차원에서 금융지주사 등의 합리적이고 객관적 현황을 평가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리스크관리 부문에서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의사결정 시 사전검토, 자회사 리스크한도 관리, 주요 자회사의 거액·반복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다고 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오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이 원장은 "(우리금융은) 여타 금융지주와 비교할 경우에도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게 되면서 동양·ABL생명의 M&A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1월15일 금융위원회에 두 보험사의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수가격은 동양생명(75.34%) 1조2840억원, ABL생명(100%) 2654억원이며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승인 여부는 금융위 손에 달리게 됐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를 '조건부 승인'하지 않겠냐는 주장이 힘을 실리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지주사는 종합평가등급 2등급 이상을 받아야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3등급 이하여도 자본금 증액 등 일정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위가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이 지난 2004년 LG투자증권(NH투자증권)을 인수했을 때 경영실태평가 3등급이었다. 당시 우리금융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겠다는 조건을 달아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허가를 받았다.


또 KB금융지주도 2014년 전산교체 내분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지만 사외이사 전원사퇴와 지배구조 개선 등의 자구책을 제출하면서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인수를 한 바 있다.


아울러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가 무산되면 우리금융은 인수대금의 약 10%인 1550억원을 날리게 된다는 점도 금융당국으로선 부담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동양·ABL생명 주식매매계약(SPA)체결 당시 계약금 몰취조항을 포함시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점을 비춰 볼 때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영실태평가를 거쳐 우리금융이 3등급을 받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충분히 동양·ABL생명 인수의 가능성이 크다"며 "인수가 엎어져 인수대금의 10%의 몰취조항을 중국 다자보험측에 낼 경우 국부유출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감원 경영실태평가에서 지적해 주신 미흡사항에 대해 겸허히 받아 들인다"며 "내부통제·리스크 관리 계선계획 등을 조속히 마련해 동양생명 인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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