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 4조1296억에 SK스퀘어 영업익·순익 '껑충'
하이닉스 따라 올해도 고공행진 전망…하이닉스급 포트폴리오 구축은 과제
SK그룹 투자전문 중간 지주회사인 SK스퀘어가 지난해 SK하이닉스 덕분에 4조원이 넘는 지분법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회사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발판으로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영향이다.
20일 SK스퀘어 제4기 사업보고서(2024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조1296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기록했다. 2023년에 2조356억원의 지분법손실을 봤던 것과 비교하면 6조원 이상 개선된 액수다.
이는 SK스퀘어 관계사인 SK하이닉스의 최대 실적에 기인했다. SK스퀘어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1%로, 작년 SK하이닉스가 19조7969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SK스퀘어가 4조1939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1년 전인 2023년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9조137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SK스퀘어에 1조9356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안겼던 것을 감안하면 6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SK하이닉스의 초호황에 SK스퀘어의 영업이익(3조9126억원)과 당기순이익(3조6505억원)도 고공행진했다. SK스퀘어는 관계기업 지분법이익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 반영하고 있다. 작년 SK스퀘어의 영업수익 1조9066억원과 지분법손익 4조1068억원을 더하고 영업비용 2조1008억원을 빼면 영업이익 3조9126억원이 산출된다.
SK하이닉스 외에 SK스퀘어 관계기업으로 분류된 업체는 작년 말 기준 13곳이다. 이중 콘텐츠웨이브, 스파크플러스, 온마인드, 코빗, 베르티스, 우티, 캐롯손해보험, 메이크어스 등 대부분이 총 수백억원의 지분법손실을 봤으나,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이 이를 모두 상쇄했다.
SK스퀘어는 "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 및 정보통신기술(ICT) 포트폴리오사들의 운영개선(OP)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조9000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SK스퀘어 사업 구조상 관계기업들의 실적은 중요하다. SK텔레콤에서 반도체·플랫폼·ICT 투자 부문만 따로 떼내 2021년 11월 출범한 이 회사는 종속회사인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과 함께 관계기업 SK하이닉스 등의 성과에 따라 실적이 연동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종속회사들의 실적이 아직까지 정상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 실적마저 흔들리면 SK스퀘어도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 11번가, 원스토어, SK플래닛, 드림어스컴퍼니, 티맵모빌리티, FSK L&S, 인크로스 등 7개 자회사 합산 영업손익은 2023년 1946억원 영업적자, 지난해 124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3년 당기순손실 9조1375억원, 2024년 19조7969억원을 냈다. SK스퀘어가 2023년에는 울고, 2024년에는 웃었던 이유다.
SK스퀘어는 반도체 외에도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바이오, 모빌리티, 금융 분야에 투자하며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 기업 실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기업공개(IPO) 단계까지 간다면 SK스퀘어는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종속기업 중에는 티맵모빌리티 연내 IPO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이 외에 투자 기업들의 현 성적을 고려하면 SK스퀘어는 당분간 비핵심자산 유동화, AI·반도체 등 신규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 회사는 SK스퀘어 보유 크래프톤 지분 매각, 티맵모빌리티의 우티(UT) 지분 매각, 드림어스컴퍼니의 아이리버 사업부문 매각, 원스토어의 콘텐츠 자회사 로크미디어 매각 등을 단행했다.
SK스퀘어는 "올해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며 현금성자산을 1조3000억원 이상 확보해 AI∙반도체 분야 신규투자를 추진하겠다"면서 "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신중히 물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도 올해 SK하이닉스의 우상향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어서 올해 SK스퀘어의 실적 증가세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인 HBM4 양산 등으로 올해 HBM 매출 10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증권가는 올해 SK하이닉스의 당기순이익을 전년 보다 5억8000억원 늘어난 25조6956억원으로 전망한다. SK스퀘어의 올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4조7178억원, 4조2175억원으로 작년과 견줘 20.6%, 15.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