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하나금융, 26일 KB·신한·우리금융
내부통제위원회 신설·사외이사 교체 등
"구조적인 변화 없이는 사고 막기 어려워"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의 주주총회가 이번주 연이어 열린다. 올해 주총에서는 내부통제와 사외이사 진용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대 금융은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둔 23명의 사외이사 중 9명을 교체하면서 내부통제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구조적 변화 없이는 보여주기식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25일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하나금융그룹이, 이어 26일에는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은 공통적으로 '내부통제'에 방점이 찍혔다. 금융지주들은 모두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관련 정관 변경을 주총 안건에 올렸다.
내부통제위원회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이사회 보조 기구로, 경영진 감시와 견제 역할을 수행한다. 금융사들은 지난해 개정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
KB금융에서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정관 개정 및 주식매수 선택권과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관련 규정을 정비할 예정이다. 동시에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이사회 의장 선출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출할지 주목되고 있다. KB금융 사외이사 중 가장 연장자인 조화주 사외이사가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한 후부터 여성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의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나금융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5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을 재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는 서영숙 전 SC제일은행 전무가 추천됐다. 그룹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지키며 내부 통제에 연장선을 긋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안 역시 주된 안건이다. 앞서 외국인 주주 과반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찬성표를 던진 만큼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이다. 연임에 성공하게 되면 4대 금융 회장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 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금융사고로 골머리를 앓았던 만큼 이사회 새로고침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인물들로 사외이사를 선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 김춘수 전 유진기업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금융지주들의 사외이사 진용이 내부통제 강화에 실질적인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거수기' 논란이 있는 만큼 이사회의 구조적 변화 없이 신규 선임만으로는 감시와 견제 기능이 강화될 수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건 금융사고 방지와 내부 통제 강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연초부터 강조해 온 것처럼 이사진을 새롭게 꾸려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