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산불이 영남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산불 현장에 홀로 남겨진 개들의 안타까운 상황이 전해졌다.
25일 동물구조단체 사단법인 '위액트(WEACT)'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산불 현장에서의 강아지 구조 모습을 공개했다.
'위액트'는 "불길이 무서운 속도로 마을을 집어삼키고 있다. 어디선가 개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눈앞에서 놓칠 뻔한 소중한 생명을 가까스로 품에 안았다"라며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영상에는 빈 창고 안에 목줄이 채워진 채 갇힌 강아지의 모습이 담겼다.
강아지는 사람 기척에 연신 짖어대며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듯했다.
또 다른 집에는 피투성이가 된 채, 고무통에 홀로 앉아있는 강아지가 발견됐다. 해당 강아지는 먹이도 먹지 못한 듯 지친 모습이었으며, 사람을 보자 힘겹게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강아지 목에는 긴 목줄이 채워져 있어 도망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타까운 상황도 이어졌다.
한 농장에서는 이미 불에 탄 동물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구조 여성은 "얘네들 다 탔다. 어떻게"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구조된 개들은 산소 결핍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위액트'는 "긴급재난 대피 시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씁쓸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목줄을 미처 풀어주지 못해 동물이 불에 타 죽거나 굶어 죽는 경우가 많다.
산불이 발생할 경우 동물과 함께 대피하는 게 좋지만, 긴급한 상황에서는 최소한 동물의 목줄이나 사육되고 있는 우리의 문을 열어두는 게 동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반려동물 관할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2022년부터 반려동물과 주인이 함께 대피할 수 있는 '동반 대피소' 지정을 추진 중이지만 동력이 부족해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2022년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마련하면서 지자체에 '동반 대피소'를 지정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