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 원인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
미세플라스틱 응집·침강 영향력 분석
한국해양과학기술원(원장 이희승, 이하 KIOST)은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해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KIOST 백승호, 임영균 박사 연구팀은 해양 미세조류가 바다에 떠다니는 부유성 미세플라스틱 침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적조 현상의 원인 중 하나인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가 세포 바깥으로 분비하는 점액성 물질(EPS)이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에 엉겨 붙어 밀도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해수보다 무거워진 미세플라스틱 응집체를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만든다.
특히 연구팀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재질의 플라스틱을 선택해 크기와 밀도 차이에 따른 침강률을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크기는 작지만 무거운 특징을 지닌 PE 재질 미세플라스틱 5000개를 분석한 결과, 20일 내 28%가 가라앉았다.
반면, 크기는 크지만 더 가벼운 PP 재질 미세플라스틱 응집체 1250개를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1.8%만 가라앉았다.
이는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로 생성된 미세플라스틱 응집체는 무거운 재질 플라스틱일수록 바닷속으로 더 쉽게 가라앉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라앉은 PE와 PP 재질 미세플라스틱 응집체 침강속도를 측정한 결과, 침강속도는 평균 하루 63m로 미세플라스틱 크기와 밀도에 따른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바다 밑바닥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 응집체가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된 후 다시 해수면으로 떠오를 수 있는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가라앉은 미세플라스틱 응집체 표면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존재했으나, 물 위로 떠는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이 지속적으로 가라앉으면 장기간 축적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KIOST는 “이번 연구는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침강시키는 과정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학술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 해양환경 내 미세플라스틱 유입과 발생, 거동을 정확하게 평가·예측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