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빌려주고 1억원 챙긴 40대 '바지사장'…징역형 집행유예

대전지법, 사기 혐의 기소 피의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

가짜 회사 만들어 국방부 납품 계약 따내고 계약금 빼먹은 일당에 명의 빌려준 혐의

재판부 "범행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 보이며 가담 정도가 약한 점 고려"

법원.ⓒ연합뉴스

개인 명의를 빌려주고 1억원 가량을 챙긴 이른바 '바지사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8단독 이미나 판사는 최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7월 가짜 회사를 만들어 국방부에 납품 계약을 따내고 계약금을 빼먹은 일당에 명의를 빌려주고 공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명의를 빌려주기만 해도 매달 250만원을 받고, 납품 계약까지 마무리 되면 6000만원의 성공 사례금을 주겠다는 일당의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대표로 이름을 올린 이 회사는 2019년 5월 자주포 장치 관련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해당 계약서로 서울보증보험에서 이행보증보험증권을 발급 받았고 이를 첨부해 선금을 챙겼다. 공장 실사나 현장 감사가 이뤄질 경우 A씨가 정상적으로 법인을 운영하는 것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4차례에 걸쳐 1억1095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판사는 "집행유예 기간 중 자숙하지 않고 사기죄를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가담의 정도가 약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편, 범행을 계획한 일당들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57차례에 걸쳐 35억1726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