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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관심법으로 엿보기


입력 2025.04.04 07:07 수정 2025.04.04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푸틴, 이래저래 모두 남는 장사

트럼프, 기다리며 뻗댈 수 있어

윤석열, 도전 대결 상대가 안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데일리안 DB

김정은은 ‘해피’하다. 잘한 것은 그다지 없는데, 돌아가는 상황이 너무 즐겁다. 필자는 관심법으로 그 속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우선 푸틴과의 관계다. 전쟁이 계획보다 시간을 끌고 있고 창피하게 쿠데타도 일어나 모양이 빠졌으나, 그게 김정은에겐 축복이었다.


무기·장비·병력 모두 대박이 났다. 무기·장비는 밤낮을 꼬박 돌려 수요를 맞추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썩고 있던 탄약을 내다 팔고 새것으로 보충하니 현대화가 따로 없다. 재래식을 지원하고 군사정보위성, 대륙간탄도탄, 핵잠수함 등 전략 자산에 최신의 기술을 지원·자문 받으니 입이 벌어진다.


병력은 남아도 남는 장사다. 자신이 전쟁을 벌이지 않는 한 한반도에 전쟁이 있을 수 없으니, 특수작전군이건 특특수작전군이건 뭐든 얼마든지 빼 파병해도 걱정이 없다. 계속 생존하면 살아줘서 돈을 벌어주고, 사상당해도 보험금을 타게 해주니 꿩 먹고 알 먹고다.


파견 초기 현대전에 미숙하고 전투 경험이 없어 많은 사상자를 내었지만, 상황이 변했다. 전황이 바뀌는데 북한군이 큰 요인이 되었다고 적국 우크라이나 장군들이 공개적으로 말하니, 푸틴에게 고개 쳐들 수 있다. 죽음을 무릅쓰고 돌격하는 조선인민군의 전의와 능력을 국제사회에 보였다는 건 부산물이다.


북·러 서로의 장·차관급이 오가고, 푸틴과 김정은이 이들을 친견하고, 곧 김정은의 방러 소식까지 나오니 증파, 군사·기술 및 경제 지원 강화는 기정사실이다. ‘한때’ 대외정책상 1순위고 최중대 국가이자 혈맹국이었던 중국의 시진핑에게 창피를 주고, 어찌 되었든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인 북한의 지도자 자신에 대한 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것 역시 부산물이다.


3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살았건 죽었건 다쳤건 그들이 받아야 할 돈 대부분을 가족에게 주지 않아도, 걱정이 없다. 미 제국주의의 침략 야욕, 미·일, 미·한 및 미·일·한 군사훈련을 명분으로 전 국민에게 전시상황을 주입하고 부채질하니, 애국 청년들이 들고일어났다. 인민군 입대를 자원하고, 조국 보위 최전방으로 보내줄 것을 탄원하는 궐기 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불을 뿜는다.


어린애들이 조국을 지키겠다고 몸을 던지는 이 난리통에 조국을 위해 죽었다고, 다쳤다고 누가 입을 떼겠는가. 울며 겨자 먹기로 전사·전상자 부모들도 궐기대열에 함께 나설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트럼프와의 관계다.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를 생각하면 피가 머리끝까지 솟구친다,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60여 시간을 기대로 흥분하여 기차로 달려갔다 다시 60여 시간을 분통 속에 돌아와야 했다.


막료들에겐 트럼프 일당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해 자신이 단호하게 박차고 나와 끝장내었다, 버릇을 고쳐주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반대가 사실이었단 사실이 퍼지고, 누구보다 사실을 자신이 잘 아는 만큼 창피함이 늘 가슴에 남았다.


그런데 트럼프가 다시 등장해 자신과의 만남을 학수고대 외친다. 관계가 좋다는지부터 시작해 오매불망 고대하던 ‘핵보유국’을 한두 번도 아니고 기회 있을 때마다 공식적으로 밝힌다. ‘핵무기 보유국’이라곤 하지 않았으나, 북한에선 그게 그거다.


트럼프와 만나기도 전에 벌써 김정은이 승리했다. “어, 세계 최강의 미국, 미국 대통령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세다는 트럼프가 우리 장군님을 그렇게 만나고자 하네, 어째서라도 만나기 위해 핵보유국이라 인정도 해주네, 하노이 회담 실패가 트럼프가 아니라 정말로 우리 장군님의 결단 때문이었다는 것이 사실인가 봐….”


트럼프와 만나기는 만날 것이지만 몸값은 옴팡지게 올릴 것이다. 푸틴이 자신의 뒷배가 되는 한, 중국이 자신을 버릴 수 없는 상황인 한, 시간은 자기 편이다.


핵보유국으로 트럼프가 인정한 판에 핵 폐기란 있을 수 없다. ‘스몰딜’이건 뭐라 하건 간에 조그만 합의를 선물로 트럼프에 내려주는 ‘시혜’를 베풀 요량은 있다. 문제는 트럼프의 선물 보따리다.


우크라이나전(戰) 중재가 트럼프의 의도대로 성과를 거두면, 자신과의 만남에서 트럼프가 좀 뻗댈 수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푸틴이 누구인가!, KGB에서 잔뼈가 굵은 음흉하고 머리가 팽팽 돈다. 시간을 끌며 트럼프를 애태우고 있다.


푸틴이 트럼프로부터 무엇을 얼마나 관철할 수 있을지가 김정은에게는 선례다. 트럼프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 길을 푸틴이 열어주고 있다.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처럼 시진핑을 먼저 찾아가 머리 숙일 필요가 없다.


취임한 지 석 달 만에 벌써 권력 3기를 입에 올리는 갈 길 바쁜 트럼프다. 내년 11월 중간 선거가 3기로 가는 관건일 트럼프를 링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며 지켜보는 김정은이다.


마지막으로 윤석열이다. 문재인처럼 알아서 길 것이지, 감히 자신에게 도전해. 이미 그는 상대가 아니다. 자신과의 대화를, 만남을 애원할 다음 주자가, 당이 눈에 선히 들어온다.

글/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전 통일연구원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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