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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인용] 혼란 속 '反기업 입법' 폭주하나…고심 깊어지는 산업계


입력 2025.04.04 13:00 수정 2025.04.04 13: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컨트롤타워 부재 속 혼란 장기화

'反기업 입법' 무더기 통과 우려

상법개정안·노란봉투법 우려 계속

윤석열 전 대통령ⓒ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을 인용하면서 국내 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이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국정 컨트롤 타워 공백이 길어지면서 거대 야당이 혼란을 틈 타 반(反)기업 입법을 무더기로 통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발(發) 관세폭탄에 국가가 나서서 대응하고, 경영 위기 타개책을 함께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혼란으로 기업 앞에 놓인 난제는 더 커질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열린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인용했다. 헌법재판관 8인은 전원 일치로 파면에 찬성했다. 헌법재판은 단심이자 최종심이기 때문에 별도의 불복 절차는 없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약 60일간 지속되며, 정치권에서는 곧바로 대선 모드에 돌입한다. 선거일은 6월 3일이 유력하다.


조기 대선이 확정됨에 따라 정국 혼란이 이어지며 정부 컨트롤 타워 부재 여파도 길어지게 됐다. 차기 정권 구도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산업계가 맞은 대내외적 위기에 정부 주도의 강력한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당장 눈앞에 맞닥뜨린 대표적 문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와 철강,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다. 국내 수출을 떠받들던 주요 품목들이 일제히 고관세 장벽에 부딪힌 만큼 향후 한국 경제와 관련 산업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선(先) 관세, 후(後) 협상' 방식을 취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나서서 전력투구해야할 사안이지만, 국정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며 초반에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외교 기능도 사실상 마비되며 당분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한 관세율 조정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실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은 25%로,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지난 3일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동아시아 안보' 주제의 포럼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만 안 됐으면 얘기해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정치권이 힘을 합쳐 경제 살리기 입법에 협력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오히려 거대 야당이 그간 내세워왔던 반기업, 친노조 행보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횡재세와 반도체특별법이 대표적이다. 반도체특별법은 반도체 기업에 대해 정부가 재정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있는데, 민주당이 법안 내 반도체 연구진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조항에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연일 규제 완화를 호소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반도체 산업에만 예외를 적용할 경우 타 직종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국가 전략산업인 만큼 속도감있는 법안 통과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음에도 산업계에서 기대하는 결과를 마주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반대로, 야당 주도로 발의됐지만 반발에 부딪혀 국회에 계류된 '횡재세(초과이윤세)'의 경우 재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횡재세는 기업이 외부적 요인과 독과점 지위 등으로 초과 이윤을 얻었을 때 한시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자는 내용으로, 정유사들이 대표적인 과세 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정유사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졌단 점은 야당이 횡재세를 다시 수면 위로 꺼낼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여당과 경제계는 횡재세가 특정 기업들에 대한 이중과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발해왔지만, 국정 혼란을 틈타 입법을 강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역시 기업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야당은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노란봉투법을 재발의해 왔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정의를 확대하고 노조 활동으로 인한 노조의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으로, 앞서 21대 국회 본회의에서 두 차례 통과됐지만 윤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좌초된 바 있다.


아직 차기 정권 구도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두 달 후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더 강력한 규제 족쇄를 채울 수 있단 점은 불안감을 짙게 만드는 요소다. 미중 갈등과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수요 둔화, 트럼프 발 관세 폭탄에 부딪힌 상황에서 반기업 법안과 규제까지 더해질 수 있어서다.


정권 교체 후 재발의를 서두를 가능성이 높은 법안으로는 대표적으로 상법 개정안이 꼽힌다. 거대 야당 주도로 최근 국회에서 통과했으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해 가로막혔다. 상법개정안은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자는 내용을 담은 법안으로, 입법 취지는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공정하게 대우하자는 것이지만 기업의 의사결정이 저해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 산업계의 시각이다.


경제 8단체는 상법 개정안을 두고 "소송 남발, 기업의 경영권 위협,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와 M&A 위축 등 기업 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해, 결국 국가 경제는 밸류다운되고 그 피해는 국민과 기업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사상 초유의 글로벌 불확실성에 더해 조기 대선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은 올 1분기 내내 이어진 불안감을 2분기까지 가져가게 됐다. 정부 주도의 강력한 지원 정책이 아닌, 기업이 스스로 위기를 헤쳐가야하는,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당장 트럼프발 관세만 하더라도 일본, 유럽 등 모든 국가들이 비상사태임을 인지하고 정부를 중심으로 협상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업들이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정치권이 힘을 합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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