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어가는 가가와…레알전 투명인간 '굴욕'
레알 미드필드진에 막혀 제대로 활약 못해
후반 라이언 긱스와 교체..가장 먼저 벤치
일본 언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 맞대결에서 가가와 신지(24)가 '비밀병기'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사실 일본 언론이기 때문에 가가와가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한 면도 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의 '팔은 안으로 굽는다'식 보도는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다.
가가와가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하며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 최우수선수로도 선정됐으니 더욱 큰 유럽 무대에서 통할 것이라는 기대는 그렇게 허황되지 않았다.
그러나 가가와는 맨유로 이적한 뒤 점점 시들어가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만 되면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았던 박지성과는 달리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실망만 주고 있을 뿐이다.
가가와는 14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벌어진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64분 동안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드진에 꽁꽁 묶여 이렇다 할 활약을 펼쳐보지도 못했다.
전반 3분 오프사이드에 걸린 가가와는 이것으로 사실상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감추다시피 했다. 대니 웰벡이 전반 20분 헤딩골을 넣긴 했지만 가가와를 통한 공격 루트는 완전히 무너졌다. 퍼거슨 감독의 불만을 사기에 충분했다.
설상가상으로 맨유는 레알 마드리드의 강력한 미드필드진에 허리를 내주며 수세에 몰렸다. 결국, 퍼거슨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고 그 첫 번째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가가와였다. 3명 교체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가가와를 그라운드에서 뺐다. 후반 14분 라이언 긱스를 그 자리에 넣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고 싶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가와가 '투명인간'으로 전락한 순간이기도 했다.
가가와는 UEFA 챔피언스리그 뿐 아니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경기에서도 좀처럼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가가와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수비형 윙어'라는 차별성을 띠며 퍼거슨 감독의 전술 운용의 폭을 넓혔던 박지성과 비교했을 때 훨씬 경쟁력이 떨어져 보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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