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요정' 손연재에 보내는 쓴소리
<김헌식의 문화 꼬기>오래오래 롱런하는데 필요한 다섯가지 포인트
손연재가 '2013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처음으로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금메달 획득을 통해 이제 국민요정으로 손연재가 확실하게 등극하는 순간이다. 저물어가는 김연아와 대비할 때 떠오르는 손연재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전의 사례들을 반면교사삼아야 한다.
항상 영웅은 필요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만드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이들의 행태들에 휘말리는 것을 어떻게 잘 관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스포츠 선수인지 아니면 셀러브리티(celebrity)인지 그 정체성을 분명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수상과 그로 인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과도한 상업주의에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 수많은 광고에 출연하여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짓을 하지는 않아야 한다. 경쟁사 제품들에 겹치기 출연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그 광고 제품을 진정 좋아하지도 않는데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출연하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짓이다. 최소한 출연해야할 광고와 출연하지 말아야할 광고정도는 구분해야할 것이다.
어느새 경기 결과의 파생으로 상업적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 활동에 필요한 경기결과를 만들어내는 주객전도의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기의 결과를 자신의 상업적 활동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들은 결국 안티들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경기결과나 상업적인 활동이 아니라 그 자신의 행복과 삶의 가치를 위해 뛰어야 한다.
경기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말아야한다. 언론 매체의 평가에 유연해야 한다. 또한 많은 방송이 손연재를 스포테이너로 만들 것이다. 또 하나의 상품화의 수순으로 들어갈 것이다. 인간이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지켜야할 기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자칫 김연아보다 더 여성 상품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의 유혹을 적절하게 제어하며, 자신의 기량을 유지, 확장해야 한다.
영웅 만들기는 감투의 유혹에 빠지게 한다. 사회적 재능기부 차원의 활동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그것을 정치적인 영향력으로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은 제어되어야 한다. 감투를 좋아하여 그것에 집착하는 행태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영광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지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이후의 정신 건강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
가족들이 손연재 선수의 활동에 간섭하는 일이 적어야한다. 개인 스케줄은 물론이고 트레이닝은 물론 수익 배분과 경영관리까지 가족들 특히 부모가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한다. 이는 박세리와 김연아를 통해 부정적인 점이 노출된 바가 있다. 가수 장윤정과 같은 가족 분란 사태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가족주의가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영역에서 가족이 개입할 지점은 객관적인 판단이 냉혹하게 요구된다.
학업과 선수생활 사이에서 발생하는 간격을 잘 관리해야 한다. 대학 생활에서는 남들과 같은 원칙 준수를 지켜나가야 한다. 학점 이수에서 차별이 있을 수 없으며, 교직 이수의 경우에도 동등하고 정당하게 원칙을 지켜야 한다. 다른 학생들이 차별받거나 아니면 위화감을 느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육자의 품성과 배치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좋은 일이란 모두 하려는 욕심을 버리면 저절로 복이 올 것이다. 물러나야할 때를 알고 후배들에게 길을 잘 열어주는 선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생명연장이 사적인 목적의 충족 일 때 그동안 쌓은 신망도 잃고 우리 스포츠의 발전도 저해될 것이다. 승자 독식이 아니라 승자의 양보와 승계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뜨는 지점이 있으면 저무는 지점이 있다. 그것을 받아들일 때 오히려 더욱 롱런할 것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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