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우아한 금빛 손짓…차원 달랐던 ‘포에테 피봇’
아시아선수권 개인종합 금 ‘사상 첫 쾌거’
우승 원동력은 독창적인 ‘포에테 피봇’ 기술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마침내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손연재는 7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13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결선에서 합계 72.066점으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후프(18.033) 볼(18.267) 곤봉(18.133) 리본(17.633)에서 고른 점수를 받았고, 70.599점으로 2위 자밀라 라흐마토바(23·우즈베키스탄)를 큰 점수 차로 따돌렸다.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손연재 시대가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연재가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회전수가 많은 필살기 ‘포에테 피봇’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손연재가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장면으로 기술의 완성도가 높은 것은 물론,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독창성이 돋보였다.
‘포에테 피봇’은 발레 ‘백조의 호수’ 명장면 중 하나로 흑조가 32회전 연기를 펼치는 장면을 본 따 만든 동작으로 알려져 있다. 한 다리를 편 채 3바퀴를 돈 뒤, 다리를 구부렸다 차며 회전력을 높여 연속해서 도는 고난도(난도 점수 1.8점) 기술이다.
한 자리에 박힌 듯 균형을 잡고 흔들림 없이 회전하는 것이 포인트인데, 어린 시절 발레 경험이 있는 손연재가 특히 자신 있어 하는 기술이다.
자칫 어지럼증을 호소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키가 큰 외국 선수에 비해 아시아 선수에게 유리하다. 자기 몸의 특징과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프로그램에 절묘하게 배치한 손연재의 전략이 돋보이는 이유다.
이제 손연재의 남은 목표는 세계 정상이다. 각종 부상과 씨름하면서도 끊임없는 자기관리와 노력으로 기량이 날로 성장하고 있는 손연재이기에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손연재는 8일 오후 종목별 결선에서 다관왕에 도전한다. 만약 4종목 모두 우승할 경우 이번 대회 5관왕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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