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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후유증' 최강희호…비난 보다 성원


입력 2013.06.11 15:28 수정 2013.06.11 17:5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안방서 2연전, 여전히 본선진출 가능성 높아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비난 난무 ‘제살 깎아먹기’

레바논전 이후 최강희호에 대한 축구팬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했다. ⓒ 연합뉴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며칠간 '레바논 쇼크'와 그 후유증에 시달렸다.

원정이긴 하지만 분명히 한 수 아래의 상대, 당연히 이길 수 있었고 이겨야만 했던 상대에게 졸전 끝에 간신히 무승부에 그쳤다. 월드컵 본선행에 빨간 불이 들어왔고,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몇몇 선수들과 감독의 용병술은 성난 여론의 칼날을 피할 수 없었다.

대표팀을 둘러싼 위기설이 거론될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지만, 결국 가장 큰 부작용은 소모적인 논란과 비난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인을 향한 과도한 마녀사냥이나 본질에서 벗어난 엉뚱한 루머의 속출은 건전한 비판이 아닌 소모적 논란에 가깝다. 비난을 위한 비난은 대표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명한 사실은 한국은 여전히 조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며 월드컵 본선행에 가장 가까운 팀이라는 점이다. 남은 2경기는 안방에서 열리는 유리한 일정이다. 한 경기만 잡아도 사실상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지나친 비관은 오히려 독이 되기 십상이다.

레바논전에서 유독 부진했던 이동국은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수많은 인신공격성 악플에 시달렸다. 심지어 이번 대표팀에 합류조차 하지 않은 기성용이 개인 공간인 트위터에 올린 소감을 문제 삼아 대표팀과 연관 지으려는 일부 언론과 팬들의 선동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균형 있는 비판과 문제의식도 꾸준히 제기돼야한다. 대표팀에 모든 건전하고 합리적인 비판마저 모조리 근거 없는 비난이나 대표팀 흔들기로 해석하는 것도 오히려 또 다른 편견이 될 수 있다. 대표팀의 경기력에서 나타나고 있는 불안한 징후와 퇴행의 흔적들, 예전 같지 못한 팀워크는 분명히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문제는 비판 그 자체에만 가려져서 본질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최강희호 출범 1년이 훌쩍 넘도록 발전하지 못하는 경기력, 최종예선이 끝나면 사퇴하겠다는 감독으로 인한 레임덕 현상과 불안정하기만한 대표팀의 미래 등은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처음부터 구조적인 문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비판의 목적이 '누군가를 공격하고 비하하기 위한 것'인지, '문제의 핵심을 인식하고 해결방법을 찾으려는데 있는지' 차이를 생각해볼 때다.

최강희 감독에 대한 평가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원치 않은 대표팀 감독직을 맡았다는 것과 자신만의 팀을 조련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수많은 비판 여론에서도 어느 정도 면죄부를 받은 면이 있다. 이동국에 대한 무한 신임과 안정감 없는 수비조직력 등 대표팀을 둘러싼 여러 의문부호도 마찬가지다. 축구대표팀 감독의 무거운 짐을 맡은 이상 평가는 결국 이뤄낸 성과로서 이야기하는 것이 온당하다.

앞으로 2경기면 월드컵 진출과 최강희호 운명도 결정 난다. 감정보다는 이성에 의거한 냉철한 현실인식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팬들에게는 대표팀을 향한 그동안의 모든 비난과 의문을 잠시 접어두고 오직 월드컵 진출에 대한 믿음과 성원이 더 필요한 순간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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