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1위' 조광래호-최강희호…평행이론 끝날까
조 1위임에도 가장 불안..스스로 확신 없어
레바논전 원정 망친 것도 비슷..자책 털고 헌신
16개월 전과 똑같은 상황이다.
당시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소위 '레바논 참사'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사령탑인 조광래 감독이 경질됐고, 축구대표팀은 여전히 조 1위였지만 최종전 결과에 따라 탈락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
다행인 것은 마지막이 홈경기였고 상대가 비교적 약체인 쿠웨이트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부랴부랴 선임된 최강희 감독은 불과 1경기 만에 그대로 몰락할 수도 있는 벼랑 끝 승부의 부담을 안고 출발했다. 위기의식으로 똘똘 뭉친 최강희호는 쿠웨이트의 거센 저항에 고전했지만 결국 홈에서 2-0 신승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종예선이 막바지에 이른 현재, 최강희호는 또 비슷한 운명에 처해있다. 여전히 조 1위고 남은 경기는 모두 안방서 열린다. 손만 뻗으면 ‘2014 브라질 월드컵’ 티켓이 잡힐 듯 아른 거리지만 불안감도 그에 비례해 커지고 있다. 자칫 2경기 모두 승리를 따내지 못한다면,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 지켜온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 행진이 끝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불안감은 상대 전력보다는 바로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확신의 부족에서 나온다. 3차 예선 당시의 조광래호와 마찬가지로 무늬는 조 1위지만 정작 1위다운 안정감을 보여준 경기는 드물었다. 안방만 벗어나면 유난히 약했다는 점이나 레바논 원정에서 그 정점을 찍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조광래호 최악의 경기로 평가받는 2011년 12월 3차예선 패배에 비해 최강희호의 최종예선 6차전도 이번엔 그나마 패배를 간신히 면했다는 것이 위안일 뿐, 경기내용은 창피한 수준이었다.
자초한 위기는 스스로 풀어야한다. 다행인 것은 한국축구는 위기에서 더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잊지말아야할 것은 여전히 월드컵 본선행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라는 점이다. 월드컵 7회 연속 출전의 관록과 홈경기가 주는 안정감은 무시할 수 없는 이점이다. 위기의식을 느끼되 지나친 자책도, 자만심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출범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오직 팀을 위한 헌신과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 두 가지 초심만을 되새길 때다.
한편,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른다.
우즈벡전을 앞둔 한국은 최종예선 6경기에서 승점11(골득실차+6)을 쌓아 우즈벡(골득실차+2)에 골득실에서 앞서 A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우즈벡과 승점이 같고, 3위 이란(승점10)에 승점 1차로 쫓기고 있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는 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 조 3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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