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전]손흥민 선발 출격 '흥겹게 쏴라'
우즈벡과 부담스러운 최종예선 선발 출전 확실시
익숙한 사이드와 전방 오가며 공격 활로
‘손세이셔널’ 손흥민(21·함부르크 SV)이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을 앞둔 가운데 선발 출전이 확실시 되는 손흥민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라는 유럽 최상위 리그에서 12골을 터뜨리며 진가를 알렸지만, 정작 대표팀에서는 선발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늘 대표팀 공격의 선발 자리는 이동국(전북 현대)과 이근호(상주 상무), 이청용(볼턴) 차지였다.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어째서 독일 분데스리가라는 곳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을 선발로 쓰지 못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손흥민이 나이가 어린 데다 A매치 경력이 쌓이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손흥민의 A매치 출전 횟수가 만만치 않다. 벌써 13경기다.
때문에 최근 공격에 힘이 실리지 않는 대표팀의 공격진을 물갈이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손흥민의 A매치 출전이 13경기에 달하는 것도 힘을 싣고 있다.
그럼에도 최 감독은 손흥민을 섣불리 선발로 쓰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손흥민을 선발로 세웠을 때 재미를 본 적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최근 선발 출전은 지난 2월 6일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서 벌어졌던 크로아티아와 평가전. 0-4로 대패한 경기다. 당시 손흥민은 지동원, 이청용 등과 공격 삼각 편대로 나왔지만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하프타임에 김보경과 교체됐다.
지난해 5월 31일에 스위스서 벌어졌던 스페인과의 친선전 역시 마찬가지. 손흥민은 후반 11분 박현범과 교체될 때까지 56분가량 뛰었지만 최 감독의 흡족한 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 이처럼 손흥민은 선발로 뛰었을 때 소속팀만큼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도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우지 못한 이유가 나름 있었다.
최 감독은 1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레바논전에서 이기면 우즈벡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손흥민에게 부담이 덜한 경기를 통해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담스러운 경기에 선발로 나서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역효과가 됐다는 것이 최 감독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위한 최적의 카드다. 무엇보다도 독일 분데스리가를 풀타임 소화한 자신감이 있다. 또 우즈벡은 손흥민에 대한 정보가 그다지 많지 않다. 손흥민은 타슈켄트서 벌어졌던 원정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물론 우즈벡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을 리는 없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뛰었던 선수를 상대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럴 때 손흥민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다. '난세의 영웅'이 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문제는 역시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우즈벡전을 이기지 못할 경우, 오는 18일 울산서 벌어지는 이란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자력으로 조 2위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 주체할 수 없는 부담감이 스물 한 살의 손흥민에게 지워진다면 경기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손흥민은 애써 담담하다. 손흥민은 "대표팀은 물론이고 소속팀에서도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중요하다. (우즈벡전이)특별한 것은 아니다"라며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축구는 혼자가 아닌 단체가 모두 잘해야 이기는 경기다. 손발 잘 맞춰서 경기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홈경기인 만큼 많은 관중들이 와서 다 같이 승리의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어렵게 진출할 때면 늘 그 위기에서 대표팀을 구하는 영웅이 있었다. 손흥민이 그 계보를 이을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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