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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JH 합병불허 공정위, 자발적 구조조정 길 막았다"


입력 2016.07.06 11:20 수정 2016.07.06 14:37        김유연 기자

케이블TV업계, 공정위 합병불허에 반발 거세

"합병해도 KT가 점유율 1위...권역별 시장점유율은 모순"

SK텔레콤 서울 을지로 사옥(왼쪽)·CJ헬로비전 서울 상암동 사옥.ⓒ각사
"당초 '조건부 승인'을 예상했던 만큼 공정위 불허 결정에 따른 충격 파장이 더욱 큽니다."

6일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의 말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불허 결정을 내린 이후 업계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아직 공정위 전원회의라는 최종 결정기구의 판단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이미 결정이 난 사안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케이블TV업계는 공정위가 이번 M&A의 불허 요인으로 내세운 권역별 시장점유율 조건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공정위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의 방송이 23개 권역 중 21개곳에서 1위의 자리를 지키며 시장 지위가 형성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케이븥TV업계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해도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25.8%(718만명)에 불과해 29.4%를 점유하고 있는 KT(817만명)보다 적다고 반박했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합병을 해도 KT가 점유율 1위인데 권역별 시장 점유율 조건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정위가 합병을 불허한 사례는 지금까지 8건이 있었지만 기업간 자율 합병을 막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불허 결정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당초 시장에서 조건부 승인을 예상했던 만큼 불허 결정의 충격은 더욱 큰 상황"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케이블업계는 전 세계적인 통신·방송 융합 추세 속에서 전국사업자인 인터넷TV(IPTV)와 위성TV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투자위축과 성장둔화로 고전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합병이 무산될 경우 케이블TV산업은 고사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권역별 점유율을 따지는 것은 전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IPTV 사업자보다 중소 케이블 업계를 더 규제하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또 과도한 경쟁 제한 조치 우려로 국내 방송통신업계의 M&A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 지역방송 사업자 케이블TV 생존 위한 전폭적인 규제 완화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국내 케이블TV 업계에는 CJ헬로비전 외에도 딜라이브와 현대HCN 등 '빅4' 중 3개 업체가 매물 대상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합병이 무산되면서 최근 채권단의 채무조정으로 간신히 부도 위기를 넘긴 딜라이브 매각도 어렵게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 불허로 자구적인 구조개편 추진이 어렵게 됐다”면서 “(다른 방식의)경쟁력 확보 방안이 매우 시급해 졌다”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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