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H 합병불허 공정위, 자발적 구조조정 길 막았다"
케이블TV업계, 공정위 합병불허에 반발 거세
"합병해도 KT가 점유율 1위...권역별 시장점유율은 모순"
"당초 '조건부 승인'을 예상했던 만큼 공정위 불허 결정에 따른 충격 파장이 더욱 큽니다."
6일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의 말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불허 결정을 내린 이후 업계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아직 공정위 전원회의라는 최종 결정기구의 판단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이미 결정이 난 사안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케이블TV업계는 공정위가 이번 M&A의 불허 요인으로 내세운 권역별 시장점유율 조건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공정위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의 방송이 23개 권역 중 21개곳에서 1위의 자리를 지키며 시장 지위가 형성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케이븥TV업계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해도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25.8%(718만명)에 불과해 29.4%를 점유하고 있는 KT(817만명)보다 적다고 반박했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합병을 해도 KT가 점유율 1위인데 권역별 시장 점유율 조건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정위가 합병을 불허한 사례는 지금까지 8건이 있었지만 기업간 자율 합병을 막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불허 결정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당초 시장에서 조건부 승인을 예상했던 만큼 불허 결정의 충격은 더욱 큰 상황"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케이블업계는 전 세계적인 통신·방송 융합 추세 속에서 전국사업자인 인터넷TV(IPTV)와 위성TV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투자위축과 성장둔화로 고전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합병이 무산될 경우 케이블TV산업은 고사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권역별 점유율을 따지는 것은 전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IPTV 사업자보다 중소 케이블 업계를 더 규제하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또 과도한 경쟁 제한 조치 우려로 국내 방송통신업계의 M&A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 지역방송 사업자 케이블TV 생존 위한 전폭적인 규제 완화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국내 케이블TV 업계에는 CJ헬로비전 외에도 딜라이브와 현대HCN 등 '빅4' 중 3개 업체가 매물 대상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합병이 무산되면서 최근 채권단의 채무조정으로 간신히 부도 위기를 넘긴 딜라이브 매각도 어렵게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 불허로 자구적인 구조개편 추진이 어렵게 됐다”면서 “(다른 방식의)경쟁력 확보 방안이 매우 시급해 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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