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새옷 갈아 입는 새누리당…곱지 않은 야권 시선

새 당명, 자유 민주주의·시장경제 수호 의미 담아

야권 "인적쇄신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간판만 갈아"비판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새누리당은 의원들은 새로운 당명으로 추천된 '자유한국당'으로 의견을 모았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이 13일 전국위원회와 전국상임위원회를 개최해 새 당명과 강령, 당헌을 추인받아 개정한다.

새누리당의 새 당명은 ‘자유한국당’으로 새 당명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수호하는 대한민국 대표 보수 정당이라 뜻이 담겼다.

새 당명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8일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통과됐다. 새 당명은 이날 열리는 전국위와 전국상임위의 최종 추인을 받아 정식 명칭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될 예정이다. 이날 자유한국당 당명이 추인되면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은 2012년 2월 이후 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새 당명과 함께 당의 상징인 로고도 ‘횃불’을 형상화한 모양으로 바뀐다. 다만 다른 당과 차별화를 이루면서 횃불의 역동성과 활력을 표현하기 위해 당색은 붉은색 계열을 유지키로 했다.

당의 기본 정신과 목표를 담은 강령과 당헌도 새롭게 개정된다. 새 강령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내세웠던 ‘국민행복 국가’를 제외하면서 ‘헌법 가치’와 ‘국가 안보’를 대폭 강화했다. 보수적 색깔을 강화했다는 평이다.

새 당헌에는 당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을 대상으로 한 당원소환제를 도입했고, 비리 전력이 있는 사람과 파렴치범 등에 대해서는 국회의원과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공천 부적격 기준을 강화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색깔을 빼고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런 새누리당의 행동에 대해 야권이 보는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핵심 친박 인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등 인적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간판으로 바꿔 단다고 새로워진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혜훈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인적청산을 당 개혁의 상징처럼 말하고, (인적청산) 마무리됐기 때문에 개혁이 완료됐다고 주장한다”며 “이런 새누리당의 주장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의 인적 청산에서 진정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새누리당을 향해 쏘아붙였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지금 국민들의 분노는 새누리당의 해체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새누리당의 당명개정이 뼈를 깎는 혁신의 결과인지, ‘범죄 집단의 신분세탁’용 쇼인지, 길가는 국민 아무나 잡고 물어보길 바란다”고 힐난했다.

이처럼 새누리당 당명 개정 등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인 위원장은 “왜 남의 당이 이름 바꾸는데 왜 자기들이 이러고 저러고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옆집 아이를 낳아서 이름을 짓는데 옆집 아주머니가 시비를 거는 거랑 똑같지 않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고 예의로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