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 4할?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이유
타율 0.399 기록 중 아직 규정 타석 못 미쳐
류현진의 팀 동료 저스틴 터너가 생애 첫 타격 타이틀을 위해 분주히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터너는 올 시즌 48경기에 출장(20일 기준)해 타율 0.399 4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석수가 아직 202차례라 규정 타석(220.1타석)에 조금 못 미치지만 앞으로 20경기 이상 꾸준히 선발 출장하면 타격왕 경쟁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터너를 주목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4할에 근접한 타율에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잠재력을 폭발시킨 터너는 이제 다저스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이름값을 높였다. 특히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면 터너의 4할 타율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일단 메이저리그는 수년째 투고타저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KBO리그와 정반대 현상으로 3할 타율만 기록해도 수준급 타자로 인정받는 곳이 지금의 메이저리그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메이저리그 타격왕 중 3할 5푼 타율을 넘은 선수는 단 1명도 없다. 최근 10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2010년 조시 해밀턴의 타율 0.359이 가장 높은 수치다. 올 시즌 역시 타격 1위인 버스터 포지의 타율이 0.347로 사실상 4할 타율 달성은 물 건너갔다는 것이 중론이다.
13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4할 타율은 단 24차례만 나온 진기한 기록이다. 급기야 마지막 4할 타율은 7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1941년 테드 윌리엄스(0.406) 이후로 배출되지 않고 있다.
터너가 가진 개인 기량으로도 4할 타율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타율 4할이 어려운 이유는 홈런, 타점 등과 같은 누적기록과 달리 비율 기록이라 마이너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한 타자가 한 경기에 5번 타석에 들어선다고 가정했을 때 멀티 히트를 쳐야 4할 타율 유지가 가능하다. 따라서 10번 중 3번만 쳐도 성공이라는 야구에서 ‘타율 4할’은 꿈의 기록으로 불린다.
그렇다고 달성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될 경우 타율 4할에 근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잘 쳐야 한다. 안타를 만들어야 타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안타제조기로 명성을 날린 토니 그윈(1994년 0.394), 스즈키 이치로(2004년 0.372)와 같은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내야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빠른 발까지 덤으로 갖췄다면 타율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타율 3할도 쉽지 않은 게 야구다. 여기에 6개월간의 길고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시즌 내내 타격감을 유지하기도 만만치 않다.
일단 올려놓은 타율을 떨어뜨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야구는 타자가 방망이를 내미는 순간 아웃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석은 늘어나되 타석수 증가를 막는 방법은 바로 볼넷이다.
볼넷을 얻으면 타석수가 늘면서 타율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테드 윌리엄스는 1941시즌 안타 개수(185개)가 리그 5위에 불과했지만 볼넷이 무려 147개에 달했다. 불확실성에 승부를 걸기 보다는 타율을 유지하는 방법이 윌리엄스의 4할을 가능케 한 이유다.
타순도 중요하다. 아무래도 1~2번에 위치한 테이블세터진은 타석에 많이 들어서기 때문에 타율 관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KBO리그에서 1994년 이종범이 4할에 실패한 이유도 너무 많은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터너는 이와 같은 조건들을 갖춘 타자로 보기 어렵다. 터너는 스타일상 공을 평균 이상으로 많이 보는 타자이기는 하지만 선구안이 뛰어나지도 않으며 발도 빠르지 않다. 결정적으로 잔부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잦으며 여러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기 때문에 컨디션 유지에도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터너에게 타율 4할이 불가능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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