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경쟁률’ 혼돈에 빠진 외야수 GG
두산 김재환과 KIA 최형우 수상은 확정적
나머지 한 자리 놓고 나성범과 버나디나 경합
올 시즌도 타고투저 바람이 불며 각종 기록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그러면서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도 쉽게 주인공을 점찍을 수 없는 상황이다.
KBO리그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좌, 중, 우익수를 구분하지 않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3명에게 주어진다. 물론 2004년에는 LG 이병규와 삼성 박한이의 표가 동률로 나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4명이 수상하기도 했다.
후보 선정 기준은 매년 오락가락하지만 대체로 규정타석을 소화해야 하며 8~90경기 이상 수비 출전, 그리고 3할 안팎의 타율을 기록해야 후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매년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1~2명의 압도적인 실력을 보인 선수가 일찌감치 수상을 확정짓고, 나머지 자리를 갖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구도로 전개된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일단 두산 김재환과 KIA 최형우는 골든글러브를 넘어 MVP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들이다.
후반기 들어 무서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김재환은 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에서 6.20을 기록,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시즌 기록은 타율 0.359 30홈런 87타점으로 아주 훌륭하다. 이대로라면 40홈런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김재환은 과거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선수라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KBO는 팬들의 반발을 뒤로 한 채 김재환을 후보로 선정했고, 투표 인단 역시 표를 던졌기 때문에 올 시즌도 어렵지 않게 황금장갑을 가져갈 전망이다.
전반기 최고의 선수였던 최형우는 후반기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그래도 타율 0.364 24홈런 95타점은 지금 시즌을 마감해도 매력적인 성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KIA는 최형우 영입 효과로 승승장구 하고 있어 이 부분이 투표인단의 표심을 자극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수상은 이미 당연시되고 초점은 역대 최다표 수상인 2007년 두산 이종욱의 350표(유효표 397) 경신 여부에 모아진다.
김재환과 최형우의 수상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나머지 한 자리는 그야말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누가 받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성적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타격 2위에 올라있는 NC 나성범이 마지막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나성범은 외야수 WAR부문에서 4.72를 기록, 김재환, 최형우에 이은 3위에 올라있다. 누적 기록이 다소 부족하지만 비율 스탯 면에서는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KIA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가 30-30클럽에 가입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미 20-20클럽에 가입한 버나디나가 갑작스런 타격 부진만 아니라면 30-30클럽 가입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나성범보다 많은 표를 받을 명문을 마련하게 된다.
특급 기록이지만 크게 인상적이지 못한 두산 박건우와 롯데 손아섭은 2년 연속 고배를 들 가능성이 크다. 또한 순수 신인으로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 중인 넥센 이정후도 골든글러브 후보들과 비교하면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다. 그만큼 올 시즌 외야수들이 얼마나 대단한 성적을 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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