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서 월풀 '세이프가드' 반대 목소리...투자 위축 우려
각 주 경제적 이해관계 따라 의원들 이견
미국에서 월풀이 제기한 공청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 정부는 물론 일부 연방의원들도 삼성·LG전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 정부가 세이프가드를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8일 미국 통상분야 전문지인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열린 대형 주거용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에서 연방의원들이 국내 기업을 옹호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갑자기 늘어나 국내 제조업체가 피해를 받았을 때 수입물량 제한 등으로 도움을 주는 제도다. 월풀은 삼성·LG전자로 인해 판매량에 타격을 입었다며 세탁기 완성품 뿐만 아닌 부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까지 요구했다.
다만 미국 정치인들은 한국산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특히 삼성전자 미국 법인 본사가 위치한 뉴저지주 하원 의원들과 LG전자가 세탁기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테네시주 의원들이 적극 옹호에 나섰다.
외교부도 "대책반은 세이프가드 조치 발동 시 약 13억3000만달러(약 1조4990억원·2016년 기준)에 달하는 한국 기업의 대미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향후 조사 절차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억8000만달러(약 4280억원)를 투자해 2018년 1월부터 세탁기 생산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고 LG전자는 테네시주에 2억5000만달러(약 2810억원)를 투자해 2019년께 세탁기 생산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랠프 노만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 하원의원은 5명의 다른 하원의원들과 함께 ITC에 보낸 서한에서 월풀이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제거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면 삼성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에 짓기로 한 공장 투자계획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삼성전자의 미국 본사가 위치한 뉴저지주 하원 의원 4명도 서명했다. 마크 그린 상원의원 등 LG전자가 세탁기 공장을 건설하는 테네시주의 정치인들도 공청회에서 한국기업을 옹호했다.
아울러 킴 맥밀란 클락스빌 시장은 LG전자의 2억5000만달러 투자로 클락스빌에 6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며 한국기업의 세이프가드 적용에 반대했다.
미국 각 주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세이프가드에 대한 입장이 갈리면서 월풀 공장이 위치한 주의 의원들은 월풀의 손을 들어줬다. 오하이오주의 셰로드 브라운·롭 포트먼 상원의원과 팻 티베리 하원의원은 월풀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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