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Korea] 2018 산업별 전망보니…올해도 반도체·석화가 먹여 살린다
반도체·석화 호황 지속…자동차·조선은 불투명
2018년 새해에도 우리 경제가 반도체와 석유화학 호황에 의존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의 이른바 ‘슈퍼사이클’은 올해도 지속되고 석유화학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여전히 호황을 누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은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일 주요 연구기관과 증권사들에 따르면 새해 가장 호황을 누리는 업종으로 ICT(정보통신기술) 제조업이 꼽혔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더해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진행에 따른 신규 수요 발생 등 시장 여건이 개선되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CT 제조업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ICT 생산이 지난해 대비 3% 증가한 330조원, 수출은 4% 증가한 2015억달러, 수입은 5% 증가한 105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 증가세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수출은 전년대비 기저효과로 증가폭이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호황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메모리반도체 초과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말 월 1200K(K=웨이퍼 1000장)를 기록한 D램의 글로벌 생산능력이 올해 말에는 1270K로 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내년 서버용 D램 수요는 올해 대비 40% 확대돼 당분간 D램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D램의 수급밸런스는 내년 2% 이상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시 환경도 우호적이다. 지난해 낸드플래시 제조사들이 2차원(2D) 낸드를 3차원(3D)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서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해 가격상승 기조가 이어졌고, 올해 들어 공급량 확대가 예상되지만 수급밸런스가 크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패널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스마트폰의 경우 선진국 교체 수요, 신흥국 보급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해외 생산 거점화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중소형 OLED 패널의 성장세는 지속되겠으나 LCD 가격 하락세로 전반적인 시장 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석유화학도 호조를 이어갈 업종으로 꼽혔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는 확대되고 정제설비는 부족한 상황이 올해도 계속됨에 따라 경유를 중심으로 정제마진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화학 업종도 글로벌 경기 회복이 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제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인도에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10% 이상씩 늘고 있다는 점이 석유화학 업계의 주요 호재로 꼽힌다.
다만 중국의 성장 둔화와 내수 정체, 원가 경쟁력 악화 등은 석유화학 업종의 성장세를 둔화시킬 업종으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석유화학 생산은 2257만t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1% 증가)을 유지하고 수출은 2% 증가한 1143만t, 내수는 1% 감소한 1178만t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산업은 지난해보다 소폭 회복되겠지만 완연한 회복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동반 성장세, 신차 효과 등으로 생산과 수출 증가가 예상되나 통상마찰 리스크, 글로벌 업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역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은 전년대비 5.5% 증가한 467만대, 수출은 7.0% 증가한 295만대, 내수는 1.5% 증가한 164만대 등으로 예상했다. 수입은 10.3% 증가한 32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자동차 업종 전망에 대해 좀 더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 경기회복이 긍정적 요인이지만 미국과 중국 등 주력 시장의 성장 정체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하나금융투자는 예상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대비 1% 감소한 1692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시장도 고성장을 멈추고 2%대 성장에 그치면서 로컬 업체들과의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시장 역시 경기부진 등으로 차 구매 대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지난 2016년 판매량 회복에 도움을 줬던 개별소비세 인하 같은 호재도 없어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은 올해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수준은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지난 2년 간의 수주절벽을 벗어나는 단계에 불과하며, 건조 단가 상승도 미약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조선업체들은 과거 수주부진에 따른 수주잔량 감소로 올해 건조물량이 크게 축소되며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신규수주량이 전년 대비 15.6% 증가한 10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조선가지수는 128포인트로 전년 대비 4포인트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의 경우 주요 주선업체들의 수주잔량 감소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5% 감소한 368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업계는 올해 글로벌 과잉공급이 일부 해소되면서 수출 경기의 회복세가 유지되겠지만 내수 부진으로 전체적으로는 미약한 회복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 측면에서는 건설투자 및 설비투자 둔화로 철강 내수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경기 개선이 감소폭을 줄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공급감소라는 긍정 요인과 한미 FTA 재협상이라는 악재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의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세 등으로 철강 초과공급이 일부 해소되며 수입은 감소하겠찌만, 국내 생산이 증가하면서 전체 공급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철강 설비 감축 및 친환경 정책 영향으로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과 유연탄 가격 하락이 전망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