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통영 욕지도서 ‘참다랑어 출하 기념행사’ 개최·산업화 발전방안 발표
외해양식 성공…치어확보·보험가입·규모화가 관건, 안정적 수급돼야 경쟁력 확보
해수부, 통영 욕지도서 ‘참다랑어 출하 기념행사’ 개최·산업화 발전방안 발표
외해양식 성공…치어확보·보험가입·규모화가 관건, 안정적 수급돼야 경쟁력 확보
고부가가치 어종으로 꼽히는 참다랑어가 국내 기술로 양식에 성공한 이래 약 10년 여 노력 끝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22일 외해 참다랑어 양식장이 있는 통영 욕지도 해상에서 양식 참다랑어 첫 출하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행사에 앞서 양식 산업화를 위한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참다랑어는 2016년도 전체 다랑어류 어획량(579만톤) 중에서 어획량이 1%(4.8만톤)가 되지 않는 귀한 수산물로,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뛰어나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고부가품목이다.
해수부는 2013년부터 참다랑어를 수산물 유망품목으로 지정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동안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참다랑어 양식을 위해 겨울철 월동 양식시험, 해외 수정란 이식을 통한 치어 생산 등 다양한 연구 개발을 해왔다.
지난 2015년에는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국내에서 잡은 어린 참다랑어를 어미까지 키워 수정란을 채집, 사실상의 참다랑어 완전 양식 기술 성공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당시 해수부 관계자는 “완전양식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국내 수정란을 대량 확보해 민간에 보급한다면 2018년 이후부터는 30kg 이상의 양식 참다랑어가 우리의 식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완전양식의 산업화는 갈 길이 멀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체제가 돼야 산업화가 이뤄지는데 종자와 규모면에서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번에 첫 출하하는 참다랑어는 인공 종자를 생산해 육성 후 판매하는 완전양식 방식은 아닌 자연산 치어를 가두리에 입식해 일정기간 키워낸 축양(畜養) 방식이다.
통영 욕지도 외해 가두리에서 3kg 미만의 치어를 22개월간 축양 방식으로 양식해 30kg까지 키워낸 것으로, 올해 약 30여 톤 가량 출하를 예고하고 있다.
◆참다랑어 양식 성공까지 10여년, 실패 딛고 기술·노하우로 시장 첫 진입
이번에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참다랑어를 양식한 홍진영어조합법인은 지난 2001년 욕지도 정치망에 걸린 참다랑어를 가두리에 넣어 국내 최초로 축양방식의 양식을 시작했지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했다.
2003년 태풍 매미가 와서 어장을 쓸어가 버리고 그 이듬해 적조까지 와서 한차례 실패를 겪어야 했다. 이어 2007년 욕지도 앞바다 정치망에 걸린 11마리를 시작으로 다시 양식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2012년 태풍 볼라벤, 2013년에는 여름철 적조 피해로 인해 키우던 참다랑어가 대부분 폐사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딛고 2016년에 다시 참다랑어를 입식해 양식을 거쳐 올해 첫 상업 출하를 이뤄낸 것이다.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일본 나가사키 근해에서 비싼 가격에 공수해 온 2년생 참다랑어 치어가 한몫을 했다. 현재 우리 근해에서는 환경변화로 인해 예전 모습을 드러냈던 참다랑어도 자취를 감춘 상태다.
온대성 어종인 참다랑어의 특성상 1년생 치어는 수온이 찬 우리바다에서 월동을 견디지 못해 2년생 치어를 운송해 1년 반~2년 반 양식을 거쳐 30kg~50kg이 되면 시장에 내놓는다.
국내 참다랑어 양식 출하이라는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둔 홍석남 홍진실업주식회사 대표는 다랑어 잡이 선장으로 10여 년 간을 지낸 이후 다랑어 선망 선사에 근무하다가 2000년 고향인 경남 남해에서 양식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참다랑어의 가치를 알기에 가능했던 양식사업은 기술력과 노하우는 쌓여갔지만 자연재해 앞에는 속수무책으로 실패와 만만치 않은 비용을 감당해가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첫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현재 홍 대표는 욕지도 앞 외해에서 참다랑어 가두리 7동에 2700여 마리를 양식하고 있다. 황동어망과 가두리 설치비만 1동에 3억원 가까이 들고 참다랑어 1kg 판매액 5만원을 감안하면 20% 정도가 사료값으로 충당되며, 연 유지비만 가두리 한 동에 5000만원이 소요된다.
아직까지 투자가 현재진행형이지만 첫 출하를 한만큼 몸값이 오르는 50kg 이상으로 자란 참다랑어가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꾸준한 양적 증가에 의한 유통망이 갖춰지면 향후 산업성이 밝다는 게 희망적이다. 현재는 직거래 형태로 제주 신라호텔과 서울의 일부 일식집에 납품되고 있다.
참다랑어 양식 분야에서는 선구자적인 길을 걸어온 홍 대표는 산업적 측면의 아쉬움도 토로했다.
홍 대표는 “참다랑어 시장이 전체 10조원을 육박하는 상황에서 규모화가 관건”이라며 “더 이상 실패사례를 만들지 말고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할테니 다 모여서 대규모 단지화로 가야 양식산업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나 경쟁력이 생긴다”면서 관련 업·단체 등과 기관의 관심과 투자를 주문했다.
연중 꾸준히 안정적으로 물량이 공급돼야 시장성이 생긴다는 주장으로, 일본의 사례만 봐도 규모를 키우고 집단화 된 양식단지 시설화가 산업적 성공을 거뒀다. 협동조합형태의 운영이나 대형 가두리 시설 등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정부도 이에 인프라와 시설, 대량생산여건 조성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진입장벽에 부딪힌 보험가입 여부와 치어확보가 또 다른 숙제로 남아있다.
투자를 위한 펀드 조성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양식재해보험은 적용 문제가 해결돼야 되는데, 현실적으로는 가두리 시설 안정성에 대한 학술적 검증을 해야 하는 난제로, 현재 표준설계 중에 있으며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참다랑어는 민감한 환경적응과는 달리 질병관리는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항생제 0%가 가능한 대표어종으로 수온만 견딜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홍 대표의 설명이다.
양식단지 육성 등 규모화와 관련해서는 조성대 해수부 양식산업과장은 “참치업계를 중심으로 선망과 조합, 수협 등이 함께 참여해야 하는 문제로, 우선 본격 양식을 하는 3개 업체들이 주축이 돼 단체나 협회를 육성해야 지도감독을 거쳐 현실화해야 한다. 또 자조금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 ‘양식 산업화 발전방안’ 수립…인프라·종자공급 기반·대량생산이 성공의 관건
해수부도 가두리 등 시설과 기자재 개발, 종자입식 시험, 사육현황 모니터링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
이 같은 상업 출하로 해수부는 겨울철 수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국내 바다 환경에서도 온대성 어종인 참다랑어의 양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향후 국내 참다랑어 양식이 활성화되면 참다랑어의 자원 보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다랑어는 다랑어류 중에서도 최고급 어종으로, 우리 연근해에서 잡히는 태평양 참다랑어는 자원 고갈의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세계적인 자원 고갈에 따른 어획량 감소로 양식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양식생산도 증가추세에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겨울철 수온이 높은 통영 2곳, 제주 1곳에서 면허를 취득하고 참다랑어를 대상으로 외해에서(35M 이상 수심) 양식 중이다.
이번 첫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연말에는 인근에서 참다랑어를 양식하고 있는 ‘남평영어조합법인’에서도 2016년도에 입식한 참다랑어를 출하하는 등 양식 참다랑어 출하가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국내 연근해에서 어획되는 참다랑어 쿼터 중 85%를 축양할 경우(3570톤~1만710톤 생산) 양식생산으로만 최소 1000억 원에서 최대 3000억 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해수부는 내다봤다.
어획쿼터 600톤의 치어 중 85%를 어획쿼터로 활용(1~3kg, 17만미~51만미)해 30kg로 키워내면 30% 폐사율과 올해 수입평균가를 감안, kg당 2만7321원을 적용하면 3000억 원의 부가가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날 해수부는 출하행사에 앞서 참다랑어 양식 산업화 발전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단기적으로는 축양을 중심으로 참다랑어를 국민에게 보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완전양식에 의한 대량 생산 산업화라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른 ▲인프라 구축 ▲종자공급 기반 마련 ▲대량생산여건 조성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4가지 기본방향을 갖고 분야별로 세부과제를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외해양식 기자재와 배합사료 등 사육기술 개발, 참다랑어 전문연구센터 구축, 연구인력 확보 등 인프라를 갖추고, 종자공급을 위해 연근해 자연산 치어어획 및 이송기술과 인공 종자 대량생산 기술 개발, 종자 생산단지 구축 등이 계획돼있다.
또한 대량 생산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참다랑어 양식관련 단체 육성과 양식보험제도 개발, 대량 생산단지 구축이, 고부가가치를 창출 방안으로는 가공·유통·수출을 위한 가공공장, 냉동창고 건립, 양식어장 연계 관광 등 어촌 6차 산업화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도 “참다랑어 양식은 아직 갈 길도 멀고 장애물도 많지만 본격 출하됐다”면서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펴고 추진하는 자세는 더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법과 제도를 바꾸는 일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참치펀드를 구상해 조사해보니 1차 걸림돌이 보험가입 문제였다”면서 “보험만 해결해주면 투자하겠다는 기관들이 있어, 곧 보험문제를 풀기위해 해수부와 수협이 태스크포스를 만들 것”이라며 “산업화로 자리잡는 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국내 양식으로 첫 출시된 참다랑어는 포획한 즉시 손질해 얼음에 하루 동안 재웠다가 냉장 상태로 소비시장에 납품돼, 수입산이나 냉동산에 비해 더 부드럽고 찰진 맛이 일품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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