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 연기...한국 승차공유, 5년째 제자리
우버 2013년 퇴출 이후 국내 카풀 시장 '정체'
풀러스 '구조조정', 차차 '규제', 티티카카 '중단' 등 암울
우버 2013년 퇴출 이후 국내 카풀 시장 '정체'
풀러스 '구조조정', 차차 '규제', 티티카카 '중단' 등 암울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택시 업계와 정치권의 반발에 잠정 연기 되면서, 국내 승차공유(카풀) 시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대 카풀 업체 서비스가 2013년 공식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했으나, 한국은 5년후에도 진전이 없다.
그 사이 미국에서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계열사인 웨이모가 애리조나 주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우버 역시 GM과 손잡고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2013년 8월 우버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택시 업계의 반발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었다. 결국 2015년 법원으로부터 ‘불법’ 판단을 받고 퇴출했다.
이후 국내 카풀 시장은 풀러스, 럭시 등의 스타트업이 주도해왔으나 영향력은 미미했다. 2016년 5월 출범한 1위 업체 ‘풀러스’가 9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나,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승차 공유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현행 여객운송사업법에 발목을 잡혔다. 풀러스는 지난 6월 대표이사까지 사임했고, 직원 70%를 감원하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한국형 우버라 불리던 ‘차차 크리에이션’은 렌터카와 대리기사 호출 서비스로 활로 모색을 시도했으나 국토교통부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티티카카’는 5개월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암울하던 국내 카풀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2월 카풀 앱 ‘럭시’를 인수하면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가입자 2000만명에 이르는 카카오가 카풀 시장에 뛰어들자 카풀 업계의 기대감과 동시에 택시 업계의 거센 반발이 시작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월 16일 카풀 크루(드라이버) 모집을 실시한 이후 7만여명의 운전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달 6일 시범 테스트를 앞두고 민주당 택시 카풀 TF의 반대에 부딪혀 시범 운행을 하루 보류했다. 정식 서비스는 오는 17일 예정이었으나, 지난 10일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 운전기사가 분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며 카풀 서비스 역시 잠정 연기됐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출범에 반대하는 택시 업계 단체들의 분노도 극에 달했다. 택시 4개 단체는 오는 20일 전 조직을 동원한 10만명 규모의 제 3차 ‘끝장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택시 단체들은 지난 10월 1차, 11월 2차 집회를 연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출시는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이다. IT업계는 이를 두고 개별기업의 문제가 아닌 미래 신기술 산업의 발목이 잡힌 것으로 매우 우려하는 분위기다. 카풀 서비스는 4차산업혁명의 대세인 공유경제 활성화의 시험대로 여겨지고 있다. 단순히 카풀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플랫폼, 공유경제라는 틀에서 파생되는 미래까지 연결되면 지금 시작도 늦었다는 지적이다.
여론 역시 싸늘하다. 온라인에서는 ‘카풀 전면 반대’를 외치고 있는 택시 기사들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떼법’에 밀려 미래 산업이 발목 잡혔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승차거부에 손님을 가려 태우는 택시 업계도 쇄신이 필요하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이같은 반응은 각종 여론조사에도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0월 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 중 카카오 카풀이 시민 편익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찬성한 사람은 56%(280명)로 집계됐다. 반대는 28.7%였으며 나머지는 무응답이었다.
지난 6월 지디넷코리아와 오픈서베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카풀 앱 찬성이 91.4%로 압도적이었다. 반대는 8.6%에 불과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승차공유 시장 규모는 2016년 360억달러(한화 약 39조원)에서 2030년 2850억달러(한화 약 305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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