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박항서 감독, 솔직한 심경...이라크전 무승부 이상?
[2019 아시안컵]8일 이라크전 앞두고 '현실 인정'
무승부 거둬야 16강행 유리...열세인 피지컬, 뛰는 축구로 상쇄해야
“어려운 조다. 이라크전은 도전이 될 것이다.”
‘쌀딩크’ 박항서(60)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난적’ 이라크와 첫 경기를 가진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치른다. JTBC 축구 생중계.
‘2019 아시안컵’에서는 24개국이 출전해 각 조 1·2위와 성적이 좋은 조 3위 4개팀이 16강에 진출한다. 이란-이라크가 자리한 D조에서 베트남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이유다.
베트남은 이날 첫 경기 상대인 이라크를 비롯해 이란, 예멘과 한 조에 속했다. 이미 이란은 예멘을 5-0 대파했다.아시안컵에 첫 출전하는 ‘최약체’ 예멘 전력을 떠올리면, 베트남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라크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녹록하지는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이라크가 88위로 베트남(피파랭킹100위)에 앞서있다. 이라크는 2007년 아시안컵 우승 경험도 있고, 지난 대회에서는 4강에 진출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강한 수비가 장점이다. 베트남에 비해 신체조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도 많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가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도 승리하는 등 최근 흐름도 좋다.
어렵지만 포기할 수준은 아니다. 베트남의 현재 분위기라면 도전할 만하다. 베트남은 2007년 아시안컵 8강에서 이라크에 패하며 탈락한 바 있다. 이번 대결은 설욕의 의미도 있다.
현재 베트남은 A매치 18경기 연속 무패(9승9무) 행진 중이다. 2018 아시안게임 4강 진출, 지난해 12월 ‘동남아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으로 자신감이 가득하다. 아시안컵 레벨에 미치지 못하는 대회에서의 성과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할 수 있다’는 필승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아시안컵 첫 경기를 앞둔 7일 “어려운 조에 있다. 쉬운 팀이 없다. 이라크전도 우리에게는 도전이 될 것”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히면서도 “지난해 성과로 선수들은 자신감에 차있다. 베트남 국민들도 더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아시안컵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파파 리더십’ 박항서 감독 지휘 아래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더 넓게 더 달리면서 신체 조건의 열세를 극복했다. 미드필더 응우옌 꽝 하이(22·하노이)를 비롯해 수준급 기술을 갖춘 선수들과 지치지 않고 많이 뛸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라크에 밀리는 피지컬을 상쇄할 수 있는 요소다.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는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도 박항서호에는 심리적으로 큰 힘이 된다. 지난 대회 우승팀 호주가 요르단과의 첫 경기에서 0-1로 패했고, 태국은 인도에 1-4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태국은 감독을 경질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도 약체 필리핀에 간신히 1-0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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