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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O 문재인정부 2년] 계속된 규제에 쪼그라든 오프라인 유통, 주도권은 온라인으로


입력 2019.05.01 06:00 수정 2019.05.01 04:34        최승근 기자

신규출점 제한 등 강화 규제에 최저임금 인상까지…오프라인 유통 ‘사면초가’

오프라인 유통 규제에 온라인 시장 반사이익…유통 공룡도 온라인 진출 본격화

신규출점 제한 등 강화 규제에 최저임금 인상까지…오프라인 유통 ‘사면초가’
오프라인 유통 규제에 온라인 시장 반사이익…유통 공룡도 온라인 진출 본격화


많은 고객들로 붐비고 있는 스타필드 하남.ⓒ신세계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와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정부는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에 더해 최근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복합쇼핑몰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할 태세다.

당초 전통시장과 골몰상권의 보호라는 목적으로 시행됐던 규제들은 최근 발표된 통계에 의해 큰 효과가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규제에 따른 유통산업의 위축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불편함만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속된 규제에 유통산업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규제 혁신을 통해 경제 활력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정부가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유통산업발전법 관련 법안만 15개가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복합쇼핑몰 규제를 포함해 기존 규제를 강화하는 안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지난해와 올해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겹치면서 유통산업뿐만 아니라 국내 전 산업계의 경영환경이 악화됐다.

유통업계는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 산업이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낸 기업 상위 10곳 중 4곳을 유통업이 차지했다는 통계도 있다. 반면 그만큼 인건비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도 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8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지난해 주요 유통업체 매출액이 전년 대비 6.8% 늘었다. 이중 온라인 부문은 15.9%, 오프라인 부문은 1.9% 증가했다. 매출 비중은 여전히 오프라인이 크지만 성장세는 온라인이 견인함 셈이다.

오프라인 부문의 1.9% 성장은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2.7%)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SSM은 2.0%, 백화점은 1.3% 늘었고 대형마트는 2.3% 줄었다.

2016년~2018년 전년 대비 유통업체 매출증감률 추세.ⓒ산업통상자원부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전분기 보다 1포인트 하락한 ‘91’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이래 4분기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온라인쇼핑(103), 홈쇼핑(100), 대형마트(92), 백화점(89), 슈퍼마켓(82), 편의점(77) 순으로 전통 오프라인 채널에서 부정적 전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 비해 출점 및 영업 규제가 심한 오프라인 유통의 부담이 큰 셈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SSM, 편의점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사실상 신규 출점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형마트, SSM, 백화점의 경우 신규출점 시 지역 상권에 미치는 상권 영향 분석 자료를 해당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지역 상인들과의 사전 협의와 동의는 필수적이다.

지자체 허가가 났어도 지역 상인들의 반발로 출점이 무산된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년 간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연간 신규출점 실적은 한 손가락에 꼽힐 정도다.

편의점은 자율규약을 통해 경쟁사를 포함해 일정 거리 내 출점을 자제하고 있다.

기존 점포의 매출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에서 출점 길이 막히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 확보도 어려워졌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복합쇼핑몰의 경우 대부분 도심보다는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이 역시 지역 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사이 온라인 유통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영업시간 외 또는 의무휴업 일에 소비자들이 전통시장 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빈도가 늘어나서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유통산업에 대한 규제가 지역 상인들이나 전통시장 보다는 온라인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다만 빠른 매출액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은 여전히 바닥이다. 주요 이커머스 기업 중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곳은 이베이코리아 한 곳 뿐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의무휴업으로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사이 소비자들은 전통시장 보다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었다”면서 “정부가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로 온라인 유통산업을 키워준 꼴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기업들도 규제를 피해 온라인 사업을 집중 육성하는 추세”라며 “장기적으로 유통업체 주도권은 온라인에 있다. 오프라인 유통사업의 경우 갈수록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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