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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 불쇼’ 류현진의 짧은 가을, 뜨거운 겨울


입력 2019.10.10 18:35 수정 2019.10.10 18:35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디비전시리즈 5차전 패배로 '가을 야구' 조기 탈락

평균자책점 1위 등 좋은 성적과 함께 FA 대박 기대

류현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한 번 FA 자격을 취득한다. ⓒ 뉴시스

NL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선발 등판에 대비하던 류현진(32·LA 다저스)이 팀의 믿기지 않는 패배로 가을 야구를 일찍 접게 됐다.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각) 미국 LA다저스타디움서 펼쳐진 ‘2019 메이저리그(MLB)’ NL 디비전시리즈 5차전 워싱턴과의 홈경기에서 클레이튼 커쇼의 불론 세이브와 연장 10회초 조 켈리가 만루홈런을 얻어맞아 3-7 역전패로 탈락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고사하고 NL 챔피언십시리즈도 진출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든 다저스는 깊은 실망에 빠졌다. 창단 이래 최다인 106승을 거두고도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하는 아픔과 허무함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해되지 않는 마운드 운용으로 팬들의 비난에 직면한 로버츠 감독이나 백투백 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저지른 커쇼는 침통한 표정 속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팀의 패배를 지켜본 류현진도 짧게 끝난 가을 야구에 아쉬움을 곱씹었다. 지난 3차전 디비전시리즈가 올 시즌 다저스에서 마지막 등판이 됐다. 어쩌면 다저스에서 마지막 등판일 수도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한 번 FA 자격을 취득한다.

류현진은 MLB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달의 투수상, NL 올스타전 선발로 나섰고, 한때 NL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독주도 했다. 개인 최다인 14승(5패)과 타이를 이뤘고, 평균자책점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며 에이스 이미지를 심었다. 29경기 중 10경기가 무실점이고, 9이닝당 볼넷은 1.2개에 불과하다.

류현진이 전성기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FA 계약 기회다. ⓒ 뉴시스

매 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은 몸 상태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이번 시즌 반짝 활약이 아니다.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 시즌 중반부터 매우 안정적 투구를 해왔다. 올 시즌은 개인 최다인 182.2이닝을 소화했다.

FA 시장에서도 큰 손들의 1,2선발급 투수에 대한 수요가 있다. 강타선을 보유했지만 상대적으로 선발진이 약한 뉴욕 양키스를 비롯해 LA 다저스의 지역라이벌 LA 에인절스나 추신수가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 등도 류현진에게 관심을 보일 수 있는 팀이다.

여전히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전력을 갖춘 다저스와 FA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수준급 선발투수들이 풍부한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고액 장기계약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지난 시즌 퀄리파잉 오퍼도 수용해 FA 보상권과 같은 걸림돌도 없다. 오는 FA 시장에서 게릿 콜-잭 휠러-매디슨 범가너 등과 함께 다섯 손가락에 꼽히고 있는 류현진이 전성기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FA 계약 기회다.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주는 탄탄한 전력의 팀을 골라야 한다. 비록 올 시즌 다저스에서의 가을은 짧았지만 류현진에게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함께 할 뜨거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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