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끝판왕’ 키움…연봉 57억의 역설
팀 연봉 약 57억 원으로 10개 구단 중 9위
우승 차지한다면 역사에 남을 '가성비 끝판왕'
화려한 선수 구성을 자랑하는 키움 히어로즈가 두산을 상대로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키움은 오는 22일 잠실 구장에서 열리는 ‘2019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과의 원정 1차전을 치른다.
앞서 키움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승 1패로 통과한데 이어 정규 시즌 2위 SK를 3전 전승으로 물리치는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하늘을 찌른다. 플레이오프 MVP 이정후를 필두로 박병호, 샌즈, 김하성, 서건창으로 이뤄진 타선은 거를 곳 하나 없고 투수진 역시 선발이 흔들려도 뒤이어 등판하는 불펜 투수들이 견고함을 자랑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성비 측면에서 키움의 올 시즌은 그야말로 ‘대박’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라다. 투자 대비 성과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KB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키움 선수단(43명, 신인 및 외국인 선수 제외)의 총 연봉은 56억 9400만 원으로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이는 최하위 롯데(101억 8300만 원)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한 액수다.
그러나 키움은 적은 팀 연봉으로도 75억 몸값의 LG를 격파했고 팀 연봉 2위인 SK(96억 1500만 원)마저 조기 탈락시키며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이제 한국시리즈서 맞붙게 될 두산은 키움보다 약 22억 원 많은 78억 7000만 원의 팀 연봉(4위)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러하듯 팀 성적은 투자한 만큼 나온다는 게 정설이다. 기량이 뛰어난 고액 연봉 선수들이 팀 성적에 기여하는 바가 상대적으로 훨씬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두산은 부족했던 선발진에 장원준(4년 84억 원) 퍼즐을 맞추며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고 2017년 KIA도 100억 몸값의 최형우로 타선의 화룡정점을 이뤄 정상에 선 바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NC는 양의지 영입이 신의 한 수였고, 5위로 껑충 뛰어올라 가을 야구에 복귀한 바 있다.
반면,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키움은 외부 FA 대신 자체 육성 시스템으로 선수들을 키워냈고 이는 KBO리그의 또 다른 성공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키움은 연봉 10억 원 이상을 받고 있는 박병호(15억 원)를 제외하면 주축 선수 대부분이 2~3억 원대 연봉을 받고 있다. 몸값에 걸맞지 않은 기량의 선수들이 속출하는 타 팀과 비교하면 키움의 투자 방향은 충분히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키움의 올 시즌 총 연봉은 9년 전 우승을 차지한 SK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야말로 최고의 가성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역사에 길이 남을 ‘가성비 끝판왕’이 되기 위한 영웅 군단의 마지막 도전이 곧 시작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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