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물어보자 靑핵심관계자 "알면서 왜 물어보나"
흔한 "사법부 판단 존중한다"는 답변조차 하지못해
입장 물어보자 靑핵심관계자 "알면서 왜 물어보나"
흔한 "사법부 판단 존중한다"는 답변조차 하지못해
청와대는 2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된 것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그동안 '무대응 원칙'에 따라 조국사태에 대한 공식반응을 자제해온 청와대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입장 없을 것 같긴 한데, 정 교수 구속과 관련한 입장을 여쭤보고 싶다'는 질문에 "알면서 왜 물어보나"라고 답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흔한 정치적 수사(修辭)인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답변조차 없었다. 그만큼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미다.
지난 정부에서도 대통령의 가족이나 측근이 구속되는 등 '불편한' 법원의 판결이 나왔을 때에도 청와대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심기경호 차원 '침묵시위'…극렬지지층에 '무언의 동조'
이에 문재인 대통령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최측근 인사 가족의 구속 결정에 '심기경호' 차원에서 청와대가 '침묵시위'를 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속이 어떻겠나. 청와대 참모들이 무슨 할 말이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와 법원판결을 두고 거세게 반발하는 친문세력에 대한 무언의 동조라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하면, 조국수호를 외치며 응집하는 극렬 지지층에게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법적 불공정"이라던 文대통령…할 말 잃은 靑
무엇보다 조국사태를 "합법적 불공정"이라고 강조해온 청와대 입장에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합법적 불공정'은 조 전 장관 일가가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공정하지 못했다는 정치적 방어논리였다.
법률가 출신인 현직 대통령이 '합법적'이라고 규정한 사안인데, 법원이 핵심 당사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해버렸으니 청와대 입장에선 더욱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은 물론 21일 청와대에서 가진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도 '합법적 불공정'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 요구는 제도에 내재된 합법적인 불공정까지 바꾸자는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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