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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냐 타결이냐"…철강·조선 노사 '11월 분수령'


입력 2019.10.29 11:34 수정 2019.10.29 12:34        조인영 기자

대우조선 노사 3차 제시안 놓고 교섭…합의 여부 관심

현대重 노조, 임단협 교섭과 차기 집행부 선거 동시 진행

대우조선 노사 3차 제시안 놓고 교섭…합의 여부 관심
현대重 노조, 임단협 교섭과 차기 집행부 선거 동시 진행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 진입을 막기 위해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철강·조선 노사가 2019년 임금·단체협약을 두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차기 집행부 선거를 앞둔 조선사 노조는 파업 수위를 조절하며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어 11월이 임단협 타결을 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노사는 이날 오후 2019년 임금협약 관련 37차 교섭을 갖는다. 이번 교섭에서 회사측은 3차 제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회사측은 기본급 0.5%(1만900원) 인상, 타결격려금 50만원(정액), 경영성과 평가 연계 보상금 등을 1차로 제안했지만 노조가 거부하자 기본급 0.75% (1만6300원) 인상, 타결 격려금 200만원, 경영성과 연계보상금 (올해 경영성과 평가 확정 후 기준에 따라 별도 지급), 협력사 처우 개선 등을 담은 2차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노조가 원하는 수준에 못미친다며 거부됐다. 노조는 기본급 5.8%(12만3586원) 인상,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 등 제도 개편, 사내하청노동자 처우개선, 사내복지기금 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어 기본급과 타결격려금에서 회사측과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동종업계 수준을 보면 조선사 중 가장 먼저 임단협을 타결한 삼성중공업의 경우 기본급 1%(약 4만1000원), 정기승급 1.1% 인상과 임금타결 격려금 등 일시금 200만원 및 상품권 50만원으로 합의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기본급을 2.14%(4만4000원) 인상하고 격려금은 약정임금 100%에 150만원을 받기로 확정함에 따라 대우조선 노조는 이 수준으로 회사가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일 회사측에서 노조가 원하는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이날 제시할 경우 잠정합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 제시안을 봐야겠지만 부합하다고 판단하면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일 벌이던 파업도 당분간 중단될 전망이다. 노조는 29일 4시간 파업을 끝으로 이후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차기 집행부 선거가 내달 말부터 진행되는데다 임금협약 교섭에도 집중해야 하는 만큼 투쟁을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분위기가 진전될 경우 대우조선은 2019년 임금협약을 내달 중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3차 사측 제시안을 놓고도 노사간 이견차만 확인할 경우, 임금협상은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우조선 노조 지회장 선거는 내달 말부터 12월 초에 예정돼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도 임단협을 두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하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간 기업결합을 반대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연내 타결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태다. 지난 24일 회사는 사내소식지를 통해 "노조는 기존의 입장 변화없이 과도한 요구안을 고수하고 있다"며 "교섭 마무리에 대한 노조의 진정성이 의문스러운 상황에서 설령 회사가 제시안을 낸다 하더라도 올해 임금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명분없는 파업 대신 경영 현실을 직시해야 임금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조는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식의 궤변을 중단하고 성실한 자세로 2019년 임단협 마무리에 적극 나서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차기 집행부 선거 일정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임단협 교섭과 임원 선거를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선거 기간인만큼 지난 25일 7시간 파업을 끝으로 전면 파업을 자제하겠다는 방침으로, 11월 임단협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삼호중공업이 가장 먼저 타결됐으며 현대미포조선이 차기 집행부 선거 일정에 돌입하면서 임단협 교섭을 잠정 중단했다.

철강사인 현대제철도 아직까지 타결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16일·17일 이틀간 48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천·충남·포항·당진·광전지부 등 5개 지회가 참여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영업이익의 15% 지급 △정년연장(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연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성과급 150%+250만원을 제안했으나, 노조가 임금과 6대 별도 요구안을 일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25일 소식지를 통해 "(사측의) 변화된 모습이 없다면 2차 총파업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혀 임단협 교섭 난항을 예고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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