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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정당 물갈이 바람…군소정당에 일으킬 '나비효과'는?


입력 2019.11.05 01:00 수정 2019.11.05 05:58        이유림 기자

중진 비율 높은 대안·평화, 물갈이 영향권

초선 의원들은 '올드정당' 이미지에 긴장감

일부 긍정적 효과도…소위 '이삭줍기' 가능성

중진 비율 높은 대안·평화, 물갈이 영향권
초선 의원들은 '올드정당' 이미지에 긴장감
일부 긍정적 효과도…소위 '이삭줍기' 가능성


유성엽 대안신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안신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정배·장병완·유성엽·박지원 의원.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대규모 물갈이 바람이 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군소정당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물갈이 바람이 특정 정당에 국한되지 않고 국회 전반에 불어닥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안신당·평화당이 정치권의 물갈이 바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당 의석수에 비해 '중진 의원'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통상 중진 의원은 3선 이상을 일컫는다. 10석의 대안신당에는 박지원(4선)·유성엽(3선)·장병완(3선)·천정배(6선) 의원 등이 있다. 4석의 평화당에는 정동영(4선)·조배숙(4선) 의원 등이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이들 대부분이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구라는 점이다. 호남은 민주당이 깃발만 들면 당선되는 지역구로 여겨져 총선 때마다 쇄신의 1순위 대상으로 꼽혀왔다. 지난 총선 때도 호남 중진 의원 물갈이 요구가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호남에서의 '반문(反文)정서'와 '안풍(安風)'에 힘입어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의 이름으로 대거 당선됐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왼쪽)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조배숙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 물갈이 바람은 특히 대안신당·평화당 초·재선 의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새 인물을 수혈하지 않으면 '올드정당'으로 비쳐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의 통합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은 국회부의장이 두 명이나 있을 정도로 선수가 높다"며 "호남 의원 전체가 물갈이 대상으로 엮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김경진·손금주·이용호 의원 등 '호남계 초선' 의원들이 대안신당·평화당의 러브콜에 응하지 않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앞서 손금주·이용호 의원은 민주당 입당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지만, 대안신당이나 평화당과 함께하지 않고 있다. 김경진 의원 역시 평화당 분당 과정에서 탈당했지만, 대안신당에는 합류하지 않았다.

국민의당을 탈당해 무소속을 유지해 오던 손금주·이용호 의원이 지난 12월 2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물갈이 바람이 대안신당·평화당 등 군소정당에 반드시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해석도 동시에 나온다. 거대정당의 물갈이 폭이 클수록 '공천 파동' 같은 반작용도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경우 군소정당은 민주당·한국당 공천에서 떨어진 인사들을 영입할 수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지난 30일 MBC 라디오에서 "우리가 당을 만들어가다 보면, 민주당에서 물갈이 대상으로 떨어져 나오는 사람 등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속칭 '이삭줍기'라는 지적에는 "정치는 어쩔 수 없고, 1~2월 가면 자동적으로 그렇게 해도 국민들이 이해를 한다"고 밝혔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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