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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늪 빠진 정유업계, 훈풍은 언제 부나


입력 2019.11.10 06:00 수정 2019.11.09 20:11        조재학 기자

정유4사 3분기 영업익 두 자릿수 하락

IMO 2020 효과…정제마진 개선 기대

정유4사 3분기 영업익 두 자릿수 하락
IMO 2020 효과…정제마진 개선 기대


국내 정유4사 로고.ⓒ각 사

국내 정유4사가 올해 3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로 정유‧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위축됐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재고평가 손실이 늘어난 탓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9.3% 줄어든 32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8조9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다른 정유사도 대동소이하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5% 감소한 3301억원을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12조37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줄었다. 에쓰오일 역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9% 줄어든 2307억원을, 매출액은 13.3% 감소한 6조234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도 3분기 영업이익이 15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3% 감소했다.

정유업계의 실적 부진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석유제품 소비가 떨어진데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고 평가 손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정유사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정제마진은 6달러선으로 회복됐으나 실적 하락을 멈춰 세우지 못했다.

실제로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1억2723만 배럴을 기록, 지난 2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수출물량 증가세가 6년 만에 꺾였다.

정유업계는 내년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IMO는 내년 1월 1일부터 해상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상 연료유 시장은 저유황유(LSFO)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정제마진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저유황유인 등경유 마진도 난방유 수요가 사라진 비수기에다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올 3분기 등경유 평균 마진은 올 상반기 대비 20% 이상 개선됐다. 타이트한 수급과 상대적으로 낮은 재고에 IMO 환경규제 효과까지 발생해 등경유 정제마진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업계도 IMO 2020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저유황유 스프레드(원료와 최종 제품의 가격 차이)가 3분기 대폭 향상됐다”며 “선사들이 보유하던 고유황유(HSFO)를 소진하고 LSFO를 사들여 IMO 2020을 준비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0년까지 3000척의 선박이 스크러버(배출가스 정화시스템)를 설치할 것으로 전망됐다”며 “당초 예상보다 (설치 선박 수가) 하향되면서 IMO 2020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IMO 2020 시행 초기에는 저유황유 공급이 부족해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가격상승에 따른 마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선사들이 스크러버 장착, LNG선 교체 등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어 저유황유 가격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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