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판매 허용해도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은 힘들어
매장 면적 넓히고 수수료 낮춰 마케팅 경쟁력 키워야
담배 판매 허용해도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은 힘들어
매장 면적 넓히고 수수료 낮춰 마케팅 경쟁력 키워야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입국장면세점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빅3 중심의 출국장면세점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정부는 면세점 매출 비중이 큰 담배 판매 허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1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 개장한 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은 6월 53억62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월 평균 40억원대 매출에 그치고 있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월 평균 매출 8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주류와 화장품, 향수, 패션, 잡화, 전자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출국장면세점에 비해 상품 수가 적은 데다 일정 부분 중소‧중견기업 제품 비중을 맞춰야 해 상대적으로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여행객 선호도가 높은 담배 판매가 제외된 점도 입국장면세점의 부진 이유로 꼽힌다. 담배는 인천공항 출국장면세점 기준 화장품, 주류에 이어 세 번째로 매출이 높은 상품이다.
입국장면세점을 운영하는 중소‧중견면세점업체들은 출국장은 물론 기내에서도 담배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데 입국장면세점에서만 판매를 허가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출국장면세점과 달리 매장 내에서 화장품 테스트를 할 수 없는 점도 불만으로 꼽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출국장면세점에 비해 공간이 좁아 담배 판매 시 혼잡 우려가 높고, 면세점 담배가 시중에 대량으로 풀릴 경우 유통질서가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동선이 복잡해 일정 비중 담배 판매를 허용한다고 해도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고 면세구역 밖으로 나가는 것을 중심으로 동선이 짜여져 있는 상황에서 굳이 입국장면세점을 찾아 담배를 구입할 요인이 적다는 것이다. 또 담배의 경우 무한정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출국장면세점이나 기내에서 구입할 경우 추가로 구입할 수 없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출국장면세점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주류의 경우 부피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출국장면세점의 이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지만 담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담배 판매 허용 외에도 매장 면적을 확대하고 임대료 수준을 낮추는 방안 등이 입국장면세점 활성화를 위한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현재 입국장면세점 면적으로는 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상품 구색을 갖추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빅3 면세점처럼 명품 브랜드 입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마진율이 높은 화장품이나 향수 등도 다양하게 진열하지 못하다 보니 수익성 악화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담배의 경우 다른 면세품에 비해 마진율이 적어 판매가 허용되더라도 수익성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료 수준을 낮춰 프로모션 등 마케팅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대형 면세점에 비해 마케팅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출국장면세점에서 미리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입국장면세점 개장을 급하게 추진하다보니 면적이나 동선, 수익성 등 사전조사가 부족한 면이 있다”며 “대형 면세점과 중소‧중견면세점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담배 판매만으로는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중소‧중견면세점이 겪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인데 시장 논리 상 그렇게 특혜를 주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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