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품은 롯데, 박수 받아 마땅한 파격 행보
롯데와 옵트 아웃 포함된 2년 최대 31억 원 계약
팀에 잔류하게 되면 계약 조건 56억 원으로 늘어나
‘프로세스’ 롯데 자이언츠가 또 한 번의 파격을 선보였다.
롯데는 6일 FA 안치홍과 2년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금 14억 2000만 원에 보장 연봉 5억 8000만 원(평균 2억 9000만 원) 등 보장 연봉 20억 원에 플러스 옵션 6억 원이 포함된 조건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상당히 복잡한 계약 조건을 내밀어 안치홍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2년 계약이 성공이면 계약 총액이 크게 불어나고, 실패로 가더라도 롯데 구단과 안치홍 모두에게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KBO리그 최초로 계약서에 명기된 ‘옵트 아웃’ 조건이다. 이 부분에서 부임 후 파격적인 행보로 큰 주목을 받았던 성민규 롯데 단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옵트 아웃’은 구단 또는 선수 측이 진행 중인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시킬 수 있는 조건을 말한다. 최근 메이저리그 대형급 선수들의 계약에서 볼 수 있는 옵션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지만, 옵션 실행 시 4년으로 늘어난다. 만약 2021시즌이 끝난 뒤 롯데와 안치홍 측은 결별을 선택할 수 있다.
안치홍이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하면 곧바로 ‘방출 선수’ 명단에 오르게 되며 타 구단 이적이 자유로울 수 있다. 이 경우 4년 유예 기간을 갖는 KBO 규정에 따라 다년 계약은 불가하지만, KIA 양현종처럼 단년 계약이 가능하다.
롯데가 안치홍을 포기할 수도 있다. 방출 시 바이아웃 1억 원의 금액을 안치홍에게 지불해야 하며, 함께 간다고 결정하게 되면 2년 최대 31억 원인 계약이 56억 원으로 늘어난다.
즉, 안치홍은 한파가 크게 휘몰아친 이번 겨울 FA 시장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안치홍은 그동안 뛰어난 기량을 펼쳤으나 지난해 공인구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장타 부문이 크게 감소하고 말았다. 이는 그의 FA 몸값이 크게 낮아진 요인이기도 했다.
따라서 원소속팀 KIA와의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고 성민규 단장이 제의한 조건에 수락하며 자존심을 세우게 된 안치홍이다.
안치홍 입장에서도 FA 계약 기간 내 자신의 기량을 최대치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을 설정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탈꼴찌를 노리는 롯데 역시 절실함을 가진 선수를 품게 됨으로써 성적 반등의 조각 하나를 맞추게 됐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한 수를 둔 성민규 단장의 선택에 롯데팬들이 환호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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