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조원태 회장, 위기 극복하고 승기 잡나...경영권 수성 ‘청신호’


입력 2020.02.04 16:01 수정 2020.02.04 17:1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명희-조현민 지지로 사면초가서 전세 단번에 역전

배당확대-전자투표 도입으로 국민연금·소액주주 잡기 나설듯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지를 얻으면서 경영권 전쟁의 판세를 단번에 역전시켰다. 아직 반대 진영과 지분율 격차가 1% 남짓으로 안심할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 경영권 수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조 회장은 그룹의 미래 비전 제시와 함께 배당 확대와 주주총회 전자투표 도입 등 주주친화 정책을 내 놓으면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잡기에 나서 내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의 승기를 굳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이날 한진그룹에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입장문에서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23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회장의 그룹 경영을 문제 삼으며 시작된 ‘남매의 난’에서 어머니와 여동생인 이들이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경영권 분쟁에 있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됐던 이들이 특정인 지지와 함께 외부세력과 손 잡은 조 전 부사장과는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과 반 조원태 회장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이들은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 도입과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제안하며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이에 대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며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 전 부사장의 기습적인 3자 연합 결성으로 자칫 사면초가에 빠질뻔 했던 조 회장으로서는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지지를 얻으면서 경영권 수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내달 한진칼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한진칼은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안건이 통과된다.


이번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선택으로 조 회장측은 33.45%(델타항공 10%, 조원태 6.52%, 조현민 6.47%, 이명희 5.31%, 재단 등 특수관계인 4.15%, 카카오 1%)를 확보하면서 3자연합으로 결성된 반대 진영의 31.98%(의결권 유효지분 기준)를 단숨에 넘어섰다.


의결권 지분율만 놓고 보면 1.47% 격차에 불과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미 승기를 잡은 만큼 주총 전까지 그룹 경영 비전 제시와 함께 배당성향 확대와 주총 전자투표 도입 등 주주친화경영 강화를 통해 국민연금(4.11%)과 외국인·소액주주 등 기타 주주(30.38%) 등 나머지 표심을 잡아 나아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그룹 안팎 여론도 땅콩 회항 사건과 해외 밀수와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등의 혐의로 그룹 이미지를 실추시킨 조 전 부사장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점도 주총에서 표 대결에서 조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막은 잘 알수 없지만 조 회장이 가족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면서 지난달 조 전 부사장의 3자 연합 공세를 잘 막아낸 형국”이라며 “향후 제시할 경영 비전과 정책들이 주주들의 표심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한진그룹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