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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국 내전' 발발…'악재' 조국은 왜 총선을 앞두고 소환됐나


입력 2020.02.20 05:10 수정 2020.03.06 15:32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금태섭 겨냥한 김남국 "조국수호=검찰개혁이다"

당내 의견도 분분…"민심 차가워진다" vs "기회 줘야"

논란 자초한 지도부도 비판 피할 수 없을 듯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한 '자객 공천' 논란이 당 내분으로 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 의원은 '조국 정국'에서 날카로운 비판으로 소신파의 길을 걸어 일부 당원들의 반발을 샀던 인물이다.


금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출마표를 던진 '조국백서추진위원회'의 필진 김남국 변호사는 19일 '21대 총선을 조국 선거로 치를 것이냐'는 비판에도 출마를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금태섭 의원님, '조국수호=검찰개혁'이 부끄러우시냐"며 "많은 국민과 저희 민주진보 진영의 당원들은 '조국수호'를 '검찰개혁'으로 읽고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국민들과 함께 검찰개혁을 위해 촛불을 든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천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변호사의 이같은 행보에 당의 의견이 엇갈렸다. '조국 선거'가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파다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김 변호사의 출마 선언을 옹호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김남국 변호사의 서울 강서갑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김남국 변호사의 서울 강서갑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해영·박용진 등 공개 비판…"오만과 독선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일"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가장 먼저 '청년 정치의 기회'를 강조한 김 변호사를 정면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 정치에서 생물학적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 정신”이라며 “김 변호사도 청년 정치를 언급했는데 청년 정치란 기득권이나 사회 통념에 비판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정치라고 정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도 정치 영역에서 청년정치를 실현해 왔는지 묻는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의원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그는 "요즘 당에 대한 민심이 차가워지는 것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며 "정봉주, 김의겸, 문석균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을 절감하고 잘 작동했던 당의 균형 감각이 최근 왜 갑자기 흔들리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2016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태도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행여나 국민들에게 오만과 독선, 아집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일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일찍부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싹을 자르고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정국' 당시 당 지지율을 끌어내렸던 조 전 장관을 총선에서 소환하게 될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을 우려한 의견으로 풀이된다.


김경협·정은혜 등은 옹호…"한참 오래된 조국 이슈 끌어들이겠다니?"


반면 금 의원과 김 변호사의 대결에 대해 '조국' 프레임을 씌우는 것을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김경협 의원은 “지나간 지 한참 오래된 조국 이슈를 다시 끌어들여 청년의 도전 기회를 박탈하고 기득권을 수호하겠다? 상대의 프레임에 말려들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김 변호사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은혜 초선 의원도 '김남국, 그리고 다양성의 공존'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민주당의 유일한 30대 의원으로 또 한 명의 청년도전자가 다른 대립의 길 위에 서게 된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며 "척박한 환경에서 청년후보자들의 도전은 그 자체로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서는 이같은 '조국 내전' 발발을 지도부가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초 나홀로 공천을 신청한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에 대해 '추가 공모 신청 지역' 결정을 내리면서 조국을 수호하는 '친문 세력'에 잘못된 메시지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총선을 두달여 앞둔 시점에서 조국을 소환하는 모양은 결코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 것"이라며 "당 지도부의 빠른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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