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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마스크앱' 초록색 뜨길래 가 보니… 약국 "번호표 이미 끝났어요"


입력 2020.03.11 16:39 수정 2020.03.11 17:06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마스크 앱 베타버전 서비스 개시

실시간 재고 파악 힘들어 '오류' 빈번

정부가 마스크 재고 공공데이터를 개방하면서 마스크 수량을 확인해볼 수 있는 앱이 등장했지만, 줄 서기는 여전하다. 11일 오전 서울의 한 약국 앞 모습. ⓒ데일리안

정부가 마스크 재고 공공데이터를 개방하면서 마스크 수량을 확인해볼 수 있는 앱이 등장했다. 수많은 마스크앱 중에 가장 정확도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병원·약국 공공데이터 앱 '굿닥'을 이용해 봤다.


마스크 재고 현황은 정부 권고에 따라 녹색(충분·100개 이상), 노란색(보통·30~99개), 빨간색(부족·2~29개), 회색(없음·0~1개)으로 표시되고 있다. 재고량은 약사들이 입력한 입고량에서 실시간 판매량을 뺀 나머지 수량이다.


11일 오전에 굿닥 어플을 다운로드한 다음 마스크스캐너를 클릭했더니 베타버전이라는 공지가 떴다. '현재 실제 수치와 표시 재고 수량이 맞지 않습니다. 참고용으로 확인해주시고, 일선에서 수고해주시는 약사분들께 항의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녹색이 뜨는 곳으로 가 보니 이미 마스크를 사려고 나온 사람들의 줄이 약국을 둘러싸고 있었다. 어림잡아 마스크 100장이 이 약국에 입고된다고 해도 한 사람당 2장, 혹은 대리구매로 4장을 가져가는 사람까지 생각하면 구매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현장에 있는 약사들이 줄 서는 사람들의 수를 모두 계산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앱이 알려주는 재고 상황을 모두 믿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근 노란색(30~99개)으로 표시된 약국을 방문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아침에 이미 번호표를 배부했고, 번호표 없이는 구매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마스크 때문에 과부하가 걸린 일부 약국에선 번호표를 나눠준 다음 순서대로 판매하고 있었다.


심지어 한 약국에선 마스크 판매 개시를 하지도 않았는데 품절로 표시된 곳도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줄 선 사람들만으로도 이미 오늘 들어온 물량은 동이 난다고 했다. 결국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줄 서는 것도, 번호표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굿닥 마스크 스캐너 서비스 캡처 화면. 서울 광화문 일대 대부분의 약국이 회색(품절)으로 표시돼 있다. ⓒ데일리안

베타 버전인 탓에 정확한 수치가 집계되기 어려웠고, '충분'하다고 뜬 약국도 실제로는 마스크를 충분히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 수도권은 대부분 오전에 빨간색이나 회색으로 바뀌었고, 오후 3시 전후로는 노란색(보통)이나 빨간색(부족)이 뜬 약국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의 한 약사는 "마스크 앱이 나오면 장시간 줄을 서는 것이나 마스크 있냐고 물어보는 상황이 좀 해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아직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앱에 품절 표시가 떠도 믿지 못하고 들어와서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아직 과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고량 데이터 처리로 인한 지연시간 5~10분과 일부 약국에서 시행 중인 번호표 제도로 인해 실시간 수량이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우체국 판매분도 이날부터 정부의 마스크 재고량 관리 체계(건강보험심사평가원 판매시스템)에 반영돼 혼란이 있는 영향도 있다.


한편, 굿닥은 현재 위치 기반 약국별 재고를 색깔 아이콘으로 표시 중이다. 지도를 움직이면 다른 지역 재고도 확인할 수 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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