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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성전자 주총, 전자투표·코로나19에 ‘한산’…지정좌석제 등 예방 총력(종합)


입력 2020.03.18 12:27 수정 2020.03.18 12:58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입구부터 비대면 체온계로 체온 측정…손 소독제·마스크 지급

건강확인소 운영…삼성 의료원서 의사·간호사 등 10여명 파견

18일 삼성전자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직원들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주주들을 안내하고 있다.ⓒ데일리안 이도영 기자

18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과 전자투표 도입 등으로 예년에 비해 한산하게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건강확인소 운영·지정좌석제 등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총력을 다했다.


이날 오전 8시, 삼성전자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 장소인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로 가기 위한 지하철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1번 출구는 통행인이 많지 않았다.


2018년 액면분할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지난해 삼성전자 주총은 1000명가량의 주주들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는 오전 8시부터 주총을 입장하기 위한 긴 줄이 형성되는 등 많은 주주들이 참석했다. 일부 주주들은 주총이 시작된 후에도 건물 밖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올해 주총은 풍경이 달랐다. 이날 삼성전자는 광교중앙역 1번 출구부터 수원컨벤션센터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했는데, 셔틀버스는 주주들이 꽉 차지 않은 상태로 지하철 출입구와 주총장을 오갔다.


지난해 3월 20일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한 주주들로 긴 줄이 형성된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오전 8시, 주총장 앞은 한산했으며 주주들은 기다림 없이 바로 주총장에 입장했다. 주주들이 몰리는 상황과 만일의 응급사태를 대비해 경찰차와 구급차가 주총장 앞에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총장도 발걸음을 멈출 일 없이 순탄하게 입장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주주들이 주총장에 입장할 때 손 소독제를 필수적으로 사용하게 했다. 또 열화상 카메라를 비치했으며 정확한 체온 측정을 위해 비접촉 체온계로 주주들의 체온을 쟀다. 주주들은 주주확인석을 통과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받아 주총장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주총장 2층과 3층에 건강확인소 4개를 운영했다. 주총장 출입 시 발열이 있는 주주들은 이곳에서 체온을 한 번 더 측정했다. 회사는 발열이 지속되는 주주의 경우 귀가 조치 또는 병원을 안내했다. 삼성의료원에서 파견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10여명도 배치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 지정좌석제를 도입했다. 주주들은 입장할 때 주주확인표를 받고 표에 적힌 좌석으로 안내를 받았다. 주총장은 주총이 시작되기 30분 전까지도 빈자리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주총장이 가득 차지 않은 만큼 주주 간 간격을 띄어 앉도록 유도를 했다. 삼성전자는 수차례 방송을 통해 “주주들의 안전을 위해 방역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양해 바란다”고 알렸다.


이사회 의장과 이사들이 발언할 때는 단상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주주 발언 때도 일회용 마이크 위생 커버와 마이크 봉을 사용했다. 마이크를 전달하는 직원들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했다.


18일 삼성전자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 마련된 건강확인소.ⓒ데일리안 이도영 기자

삼성전자는 제51기 정기 주총을 기존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이 아닌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 3층 컨벤션홀에서 개최했다. 주총을 회사 관련 건물이 아닌 외부에서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액면분할 이후 소액주주가 늘며 서초사옥 주총 개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장소를 변경한 것이다.


수원컨벤션센터는 약 2000명에 달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약 1400개의 좌석을 마련했는데 주총이 시작하기 15분 전인 오전 8시 45분 기준 약 300여명의 주주들만 주총장에 들어섰다.


삼성전자가 주총장을 변경하면서까지 주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전자투표제 도입으로 이날 주총은 예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주총에는 3명의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비롯해 박재완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주주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제51기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의결권 행사에 있어 주주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시행된 것이다. 이번 주총이 한산한 이유도 전자투표를 통해 주주권을 행사한 주주들이 직접 주총장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8일 삼성전자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한 주주가 손 소독 후 체온측정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데일리안 이도영 기자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지난해 주총은 주주들이 몰려 입장이 지연되는 등 불편함이 있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것 같다”며 “전자투표도 있었지만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이 의결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CFO) 사장이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은 “올해는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공유했던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의 실현’이라는 꿈을 만들어나갈 원년”이라며 “전 임직원이 한뜻으로 힘을 모아 다가오는 미래 반세기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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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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