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윤호중·전해철 등 후보군 거론
친문 '당권파 대 비당권파' 구도 유력
거물 이낙연 의중 주목…구애 쇄도
'정치적 빚' 없는 초선 83명 표심 주목
21대 국회 첫 민주당 원내 사령탑을 뽑는 원내대표 경선이 27일 초선 당선자 워크숍을 계기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8일까지 후보 접수를 마감하고 오는 5월 7일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자천타천 후보군에 오른 이는 4선의 김태년·윤호중·정성호 의원과 3선 전해철 의원이다. 김 의원과 윤 의원, 전 의원은 범친문 주류로 통하며, 정 의원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범친문 중에서 김 의원과 윤 의원은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로, 전 의원은 ‘친문 핵심’ 그룹이면서 비당권파로 나눠볼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018년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우원식 전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이후 원내대표 출마를 고려했지만, 홍영표 당시 원내대표 후보에게 양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이른바 ‘당권파’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지만, 이인영 현 원내대표에게 석패한 바 있다. 대표와 사무총장에 이어 원내대표까지 당권파가 장악하는 것을 견제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윤 의원은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내며 21대 총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김 의원과 같은 당권파여서 내부적으로 ‘교통정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려면 사무총장직을 중간에 내려놔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전 의원은 이번 경선을 앞두고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당선인들에게 축하 전화를 돌리며 일찌감치 표심 잡기에 들어갔다. 특히 ‘일노삼철’로 일컬어지는 친문 핵심 중 한 명이며, 주류 의원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좌장도 맡고 있다. 지난해 경선에서는 부엉이 모임과 함께 이인영 현 원내대표를 지원사격해 당선에 기여하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원내대표에 접근한 후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 의원은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같은 비주류로 통하는 노웅래 의원과 만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노 의원은 지난해 경선에서 떨어졌지만 34표를 얻는 등 비주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친문 혹은 당권파의 당 장악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대선주자인 이낙연 코로나극복대책위원장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위원장에게 원내대표 도전자들의 면담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티타임을 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 위원장은 총선과정에서 후보 20여 명의 후원회장을 맡는 등 당의 승리에 기여하며 부족했던 당내 세력기반을 어느 정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이번 경선에 공개적으로 특정인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특정 누군가를 지원한다고 하면, 오히려 반대쪽에서 강하게 결집되는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며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갈라지는 결과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초선 의원들의 표심도 경선결과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민주당 소속 지역구 초선의원은 68명이며, 더불어시민당을 포함할 경우 83명이 된다. 민주당 전체 의원의 단독과반에 가까운 수치다. 이들은 출마자들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상대적으로 옅기 때문에 비전과 소신, 상임위 등 향후 국회운영과 관련해 표심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선의원들은 현역의원들과 다르게 후보자들과 정치적 이해관계나 갚아야할 빚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라며 “후보자들의 국회운영 방침이나 비전에 따라 표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어느 때보다 초선의원들이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표심 예측이 지금은 쉽지 않고, 당선자 워크숍 등을 거치면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