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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물꼬 튼 두산, “팔 수 있는건 다 판다”…'제값' 매각 관건


입력 2020.04.29 05:00 수정 2020.04.29 04:5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두산솔루스·퓨얼셀 외 (주)두산·두산重 보유 부동산 매각 수순

대규모 유증 및 대주주 사재 출연도…헤비 사업 위주 사업재편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채권단이 두산의 최종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을 수용함에 따라 그룹 경영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추가 지원을 받게 된 두산은 비핵심 자산 및 사업 일부를 매각해 3조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다만 이 금액은 시장에서 '정상 거래'가 돼야 가능한 수치로, 앞으로 적정 인수자를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 실사 결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달 중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 경영개선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5월 상환을 앞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지원 등을 포함해 총 2조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금 수혈을 단행하게 된다.


앞서 채권단은 3월 27일 두산에 1조원의 한도 대출을 결정했으며 지난달엔 6000억원의 외화공모사채를 대출로 전환해줬다. 이에 더해 한도 대출 규모를 8000억원 늘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올해 만기를 앞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만 4조2800억원으로, 채권단 지원금액인 2조4000억원에 두산그룹이 자체 마련하는 3조원대의 유동성을 합하면 두산중공업을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경영정상화 물꼬를 트게 된 두산은 비핵심 자산 매각을 비롯해 사업부 매각, 유상증자, 대주주 사재 출연 등 다각도로 재무개선계획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및 발전 시장 회복이 지연되더라도 두산중공업이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3조 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자구노력을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각 사별로 이사회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팔 수 있는 자산은 다 판다'는 계획으로,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을 위주로 한 사업 재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주)두산과 두산중공업의 비핵심 자산 및 사업부문이 대거 매각 대상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용 배터리 동박(전지박)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는 이미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다. 이번 매각으로 8000억원~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조달한다.


(주)두산이 가진 두산솔루스 지분은 약 17%에 불과하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이 61%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두산은 국내 사모펀드와 매각 논의를 벌였으나 결렬되자 부분 공개 방식으로 전환했다.


두산솔루스 외에 연료전지 사업을 운영하는 두산퓨얼셀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두산퓨얼셀은 시장 진입 후 3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수주 1조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도 1조원 이상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산그룹 내 계열사들의 부동산 및 사업부문도 매각 대상이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를 비롯해 강원 춘천에 소재한 골프장 라데나CC, 강원 홍천에서 운영하는 클럽모우CC 등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주)두산의 모트롤BG, 산업차량BG 등 사업부문과 두산중공업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BG 중 수처리 플랜트 사업 등도 물망에 오른다.


이들 자산을 매각하면 조 단위 유동성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계열사 및 사업부 매각의 경우, 구조조정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되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정상화와 함께 사업 재편도 병행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우량 계열사 위주로 운영하는 대신 두산중공업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에게 전이되지 않도록 지배 구조를 다시 짤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한 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지분을 투자회사에 몰아주고 이 투자회사를 (주)두산에 두는 방식이다. 두산중공업·건설의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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