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거리두기'에 꼭 와야할 조문객만 보여
여야 원내대표 첫 만남…20여 분간 독대 가져
김태년 "남은 법안 20대 국회서 처리하자 했다"
12일 발인…민주당 원한 '주초 본회의' 어려워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부친상을 당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의 상가(喪家)는 '생활 속 거리두기' 속에서 차분한 분위기였다. 각계 인사들은 가급적 조화로 조의를 표했으며, 조문객들도 상가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꼭 필요한 슬픔과 위로의 뜻만 건넸다. 주 원내대표는 조문 온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여야 첫 원내대표 만남을 갖고 원내 문제를 협의하기도 했다.
9일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주호영 원내대표의 상가는 차분했다. 주 원내대표는 부고를 알리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조문과 부의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조화는 상가에 늘어섰으나, 조문객은 꼭 와야 하는 인사들의 모습만 눈에 띄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통합당 3선 윤영석 의원이 일찌감치 빈소를 찾아 부친상을 당한 주호영 원내대표를 위로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허은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 등도 이른 시간에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5시 20분 무렵에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조문을 왔다. 김 원내대표는 빈소에서 헌화·재배한 뒤 주호영 원내대표의 두 손을 맞잡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와 함께 상가를 한 차례 돌며 조문객들과 인사를 나눈 뒤, 유족대기실로 들어가 20여 분간 독대했다.
독대를 마치고 나선 김태년 원내대표는 장례식장 입구에서 취재진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금 상을 당했기 때문에 상심이 크시더라"며 "심심한 애도의 말씀을 드렸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중이라 현안이나 일정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말씀을 나누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깊은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면서도 "20대 국회에 남아있는 법안들은 어떻게든 20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을 만큼은 처리하자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동의가 됐다"고 전했다.
각각 지난 7일과 8일 당선자총회에서 선출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대표 자격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김 원내대표의 조문에는 김영진 전략기획위원장과 박성준 원내대변인도 동행했다.
이외에 김성태 미래통합당 전 원내대표와 이채익·곽상도 의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조문을 위해 상가를 찾았다. 정치권 밖에서는 능종 동화사 주지스님과 현문 통도사 주지스님 등 불교계 주요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의 뜻하지 않은 대구 첫 만남에서 법안 처리와 관련해 원론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하지만, 실제 본회의가 열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협의와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당초 내주초인 11~12일 중에 본회의를 열자고 압박해왔다. 그러나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부친상의 발인이 12일이다. 이에 따라 12일 내에 본회의를 여는 것은 곤란할 전망이다. 본회의 일정 연기 및 재조정은 불가피해보인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