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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경제다] 암초로 떠오른 ‘글로벌 투자 부진’...한국경제, 진퇴양난에 빠지다


입력 2020.05.20 12:00 수정 2020.05.20 10:22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KDI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시나리오별 1.1~-1.6% 범위 예상

“단기정책 중요하지만 경제 충격 완화 위한 지원책 병행해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투자 부진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암초’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 부진은 한국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일 내놓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시경제 경로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 장기화되며 글로벌 투자 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경제는 여타 국가에 비해 부정적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 GDP는 기존 경로를 상당 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GDP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국경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내수와 수출 모두 출구를 찾기 힘든 진퇴양난에 빠졌다. 정부는 다음달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심상치 않다. 세계경제 위축으로 어느 한 국가만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결국 한국경제도 ‘나홀로 성장’은 한계가 뚜렷하다. 관건은 하락폭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달렸다.


KDI는 “한국경제는 여타 국가에 비해 제조업 비중이 높다”라며 “수출 측면에서도 글로벌 소비보다 글로벌 투자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의 경기변동에서는 경기수축기에 투자가 소비보다 더 큰 폭으로 변동하는데, 현재 코로나19 위기에서는 아직까지 소비 관련 서비스업에 부정적 영향이 집중돼 있는 부분도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불리하다는 얘기다.


더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의 대차대조표가 악화되고 투자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글로벌 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며 제조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을 지목했다.


KDI는 “한국경제는 제조업과 밀접한 글로벌 투자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투자 부진이 발생할 경우 한국경제 성장세도 빠르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DP대비 경제활동 부가가치 비중 및 GDP의 글로벌 최종수요 항목별 의존도. ⓒ한국개발연구원

고용부문은 단기적으로 서비스업종에 고용충격이 감지되고 있지만 장기화 국면에서는 제조업에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견해다.


제조업까지 고용충격이 발생하면 제조업 생산 측면상 연관된 서비스업뿐 아니라 비수도권 제조업 중심 지역에 있는 서비스업 종사자 고용에도 파급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KDI는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일자리와 구직자 간 매칭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고용은 경기와 시차를 두고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경제성장률은 시나리오별로 1.1%에서 -1.6%까지 범위를 설정했다. 모두 코로나19 둔화 시점을 전재로 잡았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변수로 꼽았다. 이 경우 올해 말까지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으며 큰 폭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이 같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정부가 단기정책과 함께 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중장기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DI는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해 시행한 한시적 정책이 생산과 자원배분의 효율성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광범위한 지원 정책이 향후 기업의 건전한 진입과 퇴출을 지속적으로 제한해 신성장 산업 발달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재정지출 확대가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로 이어지지 않도록 코로나19 이후 재정건전성 관리에 대한 계획과 의지를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가치사슬 위축이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전개되지 않도록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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